영화 촬영지 여행

대조영 촬영지

방낭자 2008. 3. 29. 09:59
칼바람, 치맛바람 불어대는 동해안
                 
                     “이번 여행은 정말 드라마 같았어!”

                         
                              - 기획연재 드라마촬영지 ② 황진이 vs 대조영


 

                과거의 인물을 통해 현실에서의 불만을 대리해소하는데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사극의 매력

여기 천하게 태어나 고귀하게 살다 간 여인과 귀하게 태어나 천하게 자란 남자가 있다. 천한 것이 귀한 것이 되고, 귀한 것이 하루 아침에 하잘 것 없어지는 세상을 살다간 두 인물황진이대조영. 재물보다 사랑을, 사랑보다 예술을 선택한 여인황진이에 이어 사랑보다 나라를, 나라보다 백성을 사랑한 영웅대조영까지 이들과 만나기 위해 우리는 한동안 음주가무도 생략한 채 집으로, 그리고 TV 앞으로 달려가야 했다. 사랑도 슬픔도 아픔도 황진이의 춤사위에 날아가고, 시름도 근심도 대조영의 날카로운 검 앞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대조영 세트 중 공성전투장 전경


“대제국 발해를 세운 힘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
- 드라마‘대조영’촬영지

# 프롤로그
사랑보다 나라를 나라보다 백성을 사랑한 영웅 대조영. 비운의 운명을 타고난 까닭에 노비로 살아야 했고,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지만 결국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구하는 영웅으로 거듭난다. 신의를 위해 목숨을 버릴 줄 알던 그가 백성을 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말발굽 소리 울리며 달리던 산야에서 그의 메아리와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지켜낸 땅에서 역사가 된 그의 삶과 조우하던 순간의 떨림을 느끼기 위해선 미리 TV 드라마를 봐주는 센스 정도는 지켜주어야 한다. 


                                                           실물크기의 광개토대왕비

진짜 사나이 대조영, 칼바람을 일으키다

설악산이 접해있는 속초에 발해가 세워졌다. 바로 속초 한화리조트 내에 초대형 세트장 ‘설악씨네라마’ 가 그것. 드라마 ‘대조영’ 의 오픈촬영세트로 사용되는 발해테마파크다. 2만 7천여 평의 부지에 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현실감이 높은 세트장이 제작되었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6000원 다소 비싼 것이 흠. 세트장 입구에 들어가기 전 보기에도 위엄한 광개토대왕비가 세워져 있는데 너비 1.35m~2.0m, 높이 6.39m에 달하는 실물에 해당하는 엄청난 크기다.


여기가 세트장이야? … 어마어마한 규모와 현실감이 압권


                        사진 설명(순서대로) 1. 당나라황궁 2. 사합원 3. 사합원 내부 4. 취성루 5. 측천무후 후원

세트장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중국 황궁이 눈이 띈다. 높이 18m 규모로 지어진 건물로 붉은 색 지붕이 이색적 풍경. 명료한 위계질서를 가진 중국의 전통주거의 유형인 사합원도 볼거리다. 하나의 중정을 둘러싸는 네 건물로 구성되는 전형적인 중정형 주택유형으로 고증을 거쳐 실감나게 재현되었다. 또한 내부로 들어가는 길 양쪽에 줄지어 붉은 등이 매달려 있어 매우 고풍스럽다. 세트장 중에서 눈여겨 볼 것은 측천무후 후원이다. 알다시피 측천무후는 중국 최초의 여자 황제. 후원은 당 황궁과 중국 4대 정원중 하나로 유려한 경치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졸정원을 모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이 곳을 찾는다면, 운치 있고 아름다운 경관에 반할 듯. 연꽃향기가 퍼져있다는 뜻에서 이름 붙은 원향당에 서는 세트장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좋다.

영웅이 지켜낸 땅 위에서 역사와 만나는 찰나!


                                                    고구려 가옥(좌)과 저잣거리(우)

75m의 거대한 고구려 성곽이 테마파크 전체를 두르는 풍경은 가히 압권. 고구려 저잣거리와 당나라 저잣 거리도 볼거리다. 특히 당나라 저잣거리에는 당시의 의상을 입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체험장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 외에도 고구려궁, 취성루, 관아,수로, 대조영 가옥 등 200여동의 옛 건축물들이 고풍스런 사극의 정취를 더한다. 세트장을 천천히 돌다보면 잃어버린 우리의 옛 땅 발해와 역사의 숨결과 어느새 조우하게 될터. 테마파크 내에서는 외줄타기 체험과 풍물놀이한마당, 고구려군 무예시범 등 다양한 이벤트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특히나 발해 테마파크는 설악산과 동해바다에 인접해 낭만을 즐길 수 있고, 설악 한화리조트 내부의 온천과 레포츠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나들이장소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소리의 진품명품이 다 모였다!…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악보(좌)와 진귀한 축음기(우)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1박 2일 코스로 강원도내 드라마 ‘황진이’ 촬영지와 ‘대조영’ 촬영지를 한꺼번에 여행할 수 있다. 만약 그래도 여행이 고프다(?)면, 다른 관광지로도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겠다. 강릉과 속초에는 볼거리가 아주 많다. 먼저 강릉시 저동에 있는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입장료는 어른 기준 7000원으로 다소 비싸긴 하나 볼거리에 대한 만족도는 100%다. 1992년에 문을 연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에는 에디슨 이후 16개국에서 만든 축음기 4천여 대가 있어 단연 세계 최고. 에디슨의 틴포일을 비롯하여 수많은 진귀 명품이 있고, 앤티크 축음기 뿐만 아니라 축음기에 관한 기록과 사진자료도 7천여 점을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10여만 장의 각종 음반과 8천여권의 음악기기 관련서적,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발달, 축음기 외에 백열전등, 영사기등 수많은 발명품들이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관동팔경의 으뜸인 경포대와 낭만 넘치는 경포해수욕장


                                        백사청송과 해당화가 어울려 연출하는 경치가 절경

참소리박물관에서 나와 조금만 가면 해안모래와 만나는 곳에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경포호가 있다. 정철의 관동별곡에 소개되는 이 호수는 바다에서 장엄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 붉게 떠오르는 석양, 달밤의 호수경치,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백사청송(白沙靑松)과 해당화가 어울려 연출하는 경치가 절경이다. 백사 호반 서쪽 언덕 위에는 호젓한 경포대가 있다. 경포대 내부에는 숙종의 어제시와 율곡이 10세에 지었다는 경포대부를 비롯해, 조하망의 상량문 등 수많은 명사와 시인묵객의 글이 게시돼 있다. 특이한 것은, 호수를 바라보는 쪽 누대의 단을 한 단 더 높인 것. 이는 방문객들이 주변의 경치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일 터. 경포대에서 내려와 경포대해수욕장도 찾아보자.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여름의 바다보다, 겨울날 찾는 바다의 경치는 더욱 낭만적이다.
 

# 에필로그
드라마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공간을 또 다른 세계로 창조해낸다. 그리고 그 공간은 드라마 종영 후에도 사람들의 가슴에 간직되고 있는 감동을 재연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아주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노스텔지어와 같은 … . 겨울의 끝자락, 그리고 봄의 길목. 서로 다른 시대에 태어나 서로 다른 세상을 꿈꾸었던 두 인물의 파란 만장했던 역사가 녹아든 강원도에서 드라마에서 느꼈던 그 감동을 다시 재연해보자.

                                        
▶ 함께 할 여행지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 , 경포대, 경포해수욕장 , 오죽헌 ▶ 숙박정보 동해권은 먹을거리가 아주 많다. 강릉의 도루묵찌개를 비롯하여, 콩비지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 고성으 로 가다보면 가진항이 나오는데 물회가 별미. 숙박은 강릉과 속초 해수욕장부근에 깨끗한 모텔과 민박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