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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봄기운을 느껴보겠다는 애초의 계획은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에 일부러 찾아 가도 쉽게 볼 수 없는 제주도의 설경을 만끽하기로 작심했다. 먼저 비자림로(1112번 지방도)를 타고 북제주군 구좌읍 송당리의 아부오름으로 향했다. 오랜 전부터 눈 덮인 오름에 한번 올라보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부오름은 동부 중산간지대의 여러 오름들 중에서 가장 오르기 쉬운 오름이다. 최근에는 송당리에 서 아부오름 아래까지 곧장 이어지는 왕복2차선의 아스팔트도로가 개설되어 찾아가는 길이 더욱 편 리해졌다. 게다가 정상에서의 조망만큼은 제주도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탁월하다. 그래서 제주도를 찾을 적마다 꼭 한번씩은 올라보곤 했었는데도, 설경은 한번도 보지못해 아쉽던 참이었다. 눈이 무릎까지 쌓인 비탈길을 약5쯤 오르자 아부오름 분화구의 장엄한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 대했던 만큼의 풍성한 설경은 아니었지만, 잔설이 넓게 깔린 분화구 너머로 한라산이 우뚝하다. 흰 눈이 가득 머리에 인 한라산을 보니, 그 정상에 올라서고픈 마음이 불덩이처럼 치민다. 다음 행선 지는 당연히 한라산이다. 한라산의 여러 등산로 중에서 비교적 쉬운 길은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이다. 눈이 많은 겨울철에도 약 4~5시간이면 영실 쪽으로 올랐다가 어리목으로 하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코스는 해발 1700m 대의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만 등산이 가능하고 한라산 정상까지는 오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사실 한라산 등산의 목적이 설경과 눈꽃을 감상하는 데에 있다면, 애써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된 다. 이미 지나온 영실과 윗세오름 부근의 눈 덮인 구상나무숲만으로도 겨울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루꼬리만큼 짧은 겨울날에는 금세 땅거미가 내려앉으므로 시간 여유 를 넉넉하게 갖고 하산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져진 눈길을 내려서는 일은 오르는 것보다도 더 힘겹 지만, 이따금씩 엉덩이로 눈썰매를 지치면서 겨울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가 있다. |
많은 눈이 온 뒤라면, 굳이 한라산 산행을 하지 않고도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곳이 있다. 넓은 풀밭 과 두루뭉실한 오름으로 이루어진 제주 중산간지대의 목장은 천혜의 눈썰매장으로 탈바꿈한다. 실 제로 1100도로(99번 국도)와 제1산록도로(1117번 지방도)의 갈림길 부근을 지나다가 많은 사람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는 목장이 눈에 띄었다. 목장 입구의 제1산록도로변 양옆에는 승용차가 길게 늘어서고, 길 한쪽에는 플라스틱 썰매를 빌려 주는 임시 대여점과 오뎅, 붕어빵 등의 간식거리를 파는 포장마차까지 들어서 있다. 목장안에는 아 이들도 안전하게 눈썰매를 탈 수 있는 언덕이 많아서인지,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플라스틱 썰매에 몸을 싣고 설원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사람들마다 즐거운 비명을 터뜨리곤 했다. 제1산록도로를 지나는 길에 잠시 관음사를 들렀다. 한라산 북쪽 기슭의 해발 600여m 지점에 자리잡 은 관음사는 조계종 제 23교구 본산으로 제주도 내의 30여 개 사찰을 관장하는 대찰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건물이 근래에 지어진 것이라, 옛 멋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조선 숙종 때에 폐찰이 되 다시피 한데다가 4․3사건 당시 모두 불타버린 탓이다. 하지만 풍성한 눈에 덮인 관음사의 겨울 풍 경은 육지의 어느 산사 못지 않게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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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 제주도의 풍광 좋은 바닷가와 중산간지역에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펜션이 많다. 그 중에서도 제 2 산록도로(1115번 지방도)변의 동광휴양펜션(064-792-8888), 표선 우회도로변의 로그빌리지 (064-78 7-4033), 애월읍 유수암리 서부관광도로 부근의 로그캐빈제주(064-799-2070), 애월읍 신엄리 해안도 로변의 군성해안리조트(799-3775), 우도 산호사해변의 로그하우스(782-8212) 등이 권할 만하다. 맛집으로는 성읍민속마을 내의 괸당네식당(흑돼지구이정식, 064-787-1055), 제주시 탑동의 산지물식 당(향토음식, 064-752-5599), 제주시 도두항의 제주왕왕횟집(활어회, 064-743-0388), 표선 제주민속 촌 입구의 탐라촌흑돼지가든(흑돼지구이, 064-787-2383), 대정 모슬포항 입구의 해녀식당(해물 뚝배 기, 064-794-3597) 등이 있다. |
▷알뜰 정보 1. 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여행사(064-711-8306, www.djj.co.kr )에서는 렌트카, 할인항공권, 펜 션 등을 한데 묶어서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게다가 홈페이지를 뒤져보면 제주 여행에 필요한 상세한 정보와 할인쿠폰도 얻을 수 있다. 2. 대아고속해운의 만다린호를 이용하면 통무항에서 곧장 성산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차량 선적이 가능한 초괘속선 만다린호는 매일(화요일 휴항) 오전 10시에 통영항을 출발해 약 3시간 30분만에 성산항에 닿는다. 성산항에서는 오후 4시에 출항한다. 이 배를 이용하면 한려수도의 수려한 풍광 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속 34노트의 고속으로 항해하기 때문에 배멀미도 비교적 덜한 편이다. 선표는 대아여행사(02-514-6766, www.dae-atour.co.kr )에서 예매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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