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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원형 분화구 안에 3개의 작은 화구가 있는 따라비오름 |
제주도의 오름들은 트레킹을 즐기기에 아주 제격이다. 대부분 비고(比高; 실제 등산하는 높이)도 낮고 등산로도 뚜렷해서 육지의 산보다는 비교적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제주도 중산간지대의 숱한 오름들 가운데 딱 한 곳만 추천한다면, ‘땅의 할아버지 오름’ 이라는 뜻의 ‘지조악’(地祖岳)이라는 한자이름 을 가진 따라비오름을 권하고 싶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따라비오름은 커다란 원형 분화구 안에 3개의 작은 화구를 가진 특이한 형태의 오름이다. 그리고 3개의 화구는 온통 풀밭에 뒤덮인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둘레가 2633m에 이를 만큼 거대한 오름이지만, 비고가 107m에 불과해서 별로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해발 342m의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에 봉긋봉긋한 오름들과 한라산 정상이 거침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내 자신이 마치 세상의 중심에 선 듯한 감동이 용솟음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이 날아갈 듯 가뿐해진다.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 서쪽의 조근모살해변에서 여래동의 질시슴해안 사이에도 걷기 좋고 풍광 빼어난 해안트레킹코스가 개발돼 있다. 이 코스에는 갯돌해변과 주상절리 암벽, 해식동굴과 넓은 갯바위, 그리고 기암괴석과 용천수 등 제주도 특유의 화산지형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서 아이들의 자연사 현장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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