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충청도 여행지

진천의 5일장 여행

방낭자 2008. 3. 28. 18:38
추억으로 가는 진천 5일장 … ‘ 허, 좋고’
진천장은 시끌벅쩍한 시골장터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뻥이요~” 대포소리 만큼이나 큰 소리로 동심을 휘 어잡던 그 풍경. 신기함에, 약간은 공포 스러움에 귀를 막은 아이들 사이로 하얀 수증기가 퍼져 나가고, 고소한 뻥튀기가 튀어오른다. 옷장수는 국밥 한그릇 비우고‘골라골라’ 걸쭉한 호객소리로 장터의 흥을 달군다. 흥겨운 막걸리 한 사발에 너울거리는 순 대집, 파전집에서 흘러 나오는 할아버지 들의 육자배기와 어깨춤이 정겨웠던 우 리네 장터. 온갖 먹거리들이 가득하고 꽃보다 아름 다운 사람들이 모여 제 몫의 삶을 깡그 리째 털어 보이며 훈훈한 인정을 나누던 곳. 비릿한 생선 냄새, 텁텁한 흙냄새가 천연덕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5일장의 풍 경을 만난다. 어린시절 최고의 사건은 ‘ 5일장’ 서는 날
없는게 없는 진천재래시장
시골출신인 기자에게 장날은 어린시절 최고의 날 이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장터에 가 진기한 세 상 구경에 넋을 잃은 것은 당연지사. 며칠을 졸 라 벼르고 벼르던 물건을 샀을 때의 그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경상도 사람들답게 싸울 듯 하는 흥정과 약장수의 차력시범, 울릉도 호박 엿을 파는 아저씨의 경쾌한 가윗소리 등 장날의 진풍경에 시간가는 줄 몰랐고, 한 모퉁이에서 어 머니와 함께 비벼 먹던 먼지 묻은 보리밥은 그야 말로 꿀맛이었다. 바로 충북 진천의 '5일장' 은 설레이던 어린시절 시골장터의 풍경들이 온전하게 남아있어 객의 마 음을 더욱 푸근하게 만드는 곳이다. ‘진천장’ … 눈으로 구경만 해도 한나절 훌쩍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불과 두 시간 남짓 가다가 진천 IC 에서 빠져나와서 진천대교를 건너 진천 시장 동쪽 장터를 찾는다. 매월 5일과 10일로 끝나는 날에 몰려든 상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바탕 잔 치를 벌인다는 진천장.
새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들흥정을 하는 상인과 손님

장터의 시작은 장이 서는 초입부근에‘진천재래시장’이라는 커다란 간판부터. 몸빼바지에 헐렁한 티 셔츠만 걸쳐도 얼마든지 융화될 수 있는 뜨끈 뜨끈한 인간애가 넘쳐 흐르는 장터 마당은 이른 아침부 터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졸린 듯 눈을 비비는 강아지, 고양이, 닭, 오리 등이 따사로 운 햇살을 받으며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우리에 갇힌 가축들이 울어대고, 할머니가 직접 재배한 곡식 보따리가 펼쳐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다. 그 밖에서도 옷, 신발, 생선, 과일 등 장터의 여러 표정이 가을 햇살을 가린 차양 아래에 숨어 있다
장날의 최고 명물은 단연 뻥튀기 장수

“이 약 한번 먹어봐. 누워 계시는 할아버지 벌떡 일어나...” 신통방통한 약장수의 만병 통치약 선전에 주머니 깊숙이 넣어두었던 쌈지돈을 꺼내시는 할아버지. 할 머니의 호통이 벌써부터 겁이 나긴 하지만, 입담좋은 약장수의 달콤한(?) 유혹을 떨치지 못해 덜컥 사버리고 만다. 걱정은 나중일. 약상자를 손에 쥔 할아버지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어물전의 고등어와 갈치
장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뻥튀기 장수는 단연 장터의 명물. 뻥튀기 아저씨의‘뻥’하는 소리들 은 옛 시골장의 흥을 더욱 돋군다. 구수한 강냉이 냄새가 퍼지면 운좋게도 한 두 줌 씩 거저 얻어먹는다. 시원한 얼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어물전의 고등어와 갈치가 싱싱하게 보인다. 고독이든 슬 픔이던 주인 아줌마의 솜씨 좋은 칼집에 왠지 잘 려나갈 것만 같다. 있어야할 건 다 있고요, 시골 인심은 덤이죠! "아줌마 이리와 봐. 안사도 되니까 한 번 맛 좀 보고 가.” 과일 장수 아주머니들은 파는 것은 뒷전이고 맛을 보이는 것이 먼저 인 양 칼로 베어낸 과일조각을 손 님에게 건네주기 바쁘다.
장날에 항상 등장하는 약장수
뭐니 뭐니해도 장날의 백미는 역시 먹을거리. 진 천장터 한쪽 면으로는 순대국밥의 먹을거리가 죽 늘어 서 있는데,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과, 장 을 파한 노인들로 가득하다. 순대국 한 릇 뚝딱 비우면 쌓였던 피로도 뚝! 여 기에 절대 빠질 수 없는 냉막걸리. 얼큰하게 취 한 노인들의 억새풀처럼 서걱이는 얘기를 듣고 있다보면 기자도 덩달아 취한다. 이마의 주름진 밭고랑이 살아 온 고된 날들을 이 야기하 듯 연세가 지긋한 노인들의 모습이 시골 에 계신 부모님을 떠올리게 해 마음이 짠해진다.
순대국 한 그릇에 냉막걸리 한사발이면 쌓였던 피로도 싹 풀린다

불편한 것마저 편하게 널려있는 진천장. 하루 온 종일 불편한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번 돈이라고 해봐 야 얼마되지도 않지만 돈과 맞바꿀 수 없는 뭔가가 장내를 휘감고 있다. 바코드에 의해 계산 되어지는 대형쇼핑센타의 삭막함보다는 말 한마디 잘하면 값도 깎아주고 덤도 얹어주는 시골장터의 훈훈한 인정 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굳이 다음 장날을 기약할 필요도 없는 진천장의 넉넉함은 일상에서 느끼지 못 한 기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플러스 알파 - 꼭 알아두고 가세요!> ▶ 주변 가볼만한 곳 장터구경 후 가볼 만한 곳으로는 가장 오래된 자연석 다리인 '농다리 ' 와 보탑사 등이 있다. ▶ 찾아가는 방법 - 자가 이용 시 서울 : 중부고속도로 → 동서울 → 진천IC → 5번 국도 → 진천 - 대중교통 이용 시(고속버스) 서울터미널→진천(직행버스1일12회, 1시간30분 소요) 강남터미널→진천(직행버스1일 25회, 1시간 40분 소요

'여행지 소개 > 충청도 여행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양 여행  (0) 2008.03.28
충북 영동의 와인 여행  (0) 2008.03.28
단양 8경 여행  (0) 2008.03.28
청남대 찾아가기 여행  (0) 2008.03.28
괴산의 화양구곡 여행  (0) 200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