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충청도 여행지

괴산의 화양구곡 여행

방낭자 2008. 3. 28. 18:35

소슬바람 이는 "화양구곡"

늦여름 장마비가 개는 사이 가을이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파란 하늘이 유난히 높아졌고, 찬이슬이 내린
다는 처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계절로 보아 분명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바닷가 피서지에서도 불과 며칠새 넓은 백사장만 남기고, 그 많던 피서인파가 오간 데 없다. 하지만 아직
은 여름의 꼬리가 드리워져 있는 절기여서 한낮의 햇살은 한여름 못지 않게 따갑다. 이런 때 물소리 시원
한 나무 그늘 아래 몸을 맏기면 그 무엇과도 견줄 데가 없이 상쾌하다.  
따가운 햇살만 피하면 그늘로 파고드는 시원한 소슬바람이 이미 가을의 입김을 담고 있어,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온갖 피로가 말끔히 가시고 온몸이 생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다. 지혜로운 우리 선조들이 마을 
어귀와 논밭이 내다보이는 들녘에 큼직한 느티나무 한 두 그루씩을 심어놓고, 그 아래서 더위를 식히며 
몸을 추스렸던 이치가 바로 이런거구나 싶다.
충북 괴산은 한반도의 중심축과도 같이 내륙 한가운데 깊숙히 들어앉은 고장이다. 전국으로 알려진 명산
만도 30여 개를 헤아릴 만큼 사방이 산으로 둘러있어,이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가 사방으로 
이어진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청정한 계곡이고, 예로부터 산수를 즐기려는 선비들이 찾아들어 자연을 벗
하며 운둔지로 삼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계곡이 화양구곡 이다. 속리산과 청화산,선유계곡 등지에서 쏟아
져 내려오는 맑은 물줄기는 암반과 바위틈새를 통과하며 한 번 더 씻겨 마치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발을 
담그기가 망설여질 정도로 차가운 물은 높다란 가을 하늘이 드리워져서인지 한결 더 차고 상쾌한 기운이 
감돈다.

◆ 느티나무 그늘 시원한 금사담 마을

화양구곡은 입구인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면, 1곡부터 차례로 걸어올라 9곡까지 6km가깝 게 이어진다. 어디나 마당같은 암반과 왕모래 바닥으로 이뤄진 계곡은 오염의 기색이 전혀 없이 차고 투 명하기 이를 데 없다.
물속을 가만히 들여다보고만 있어도 땀이 절로 가신다. 어느곳이든 마다할 수 없지만, 특히 2곡인 운영담부터 4곡 금사담을 잇는 구간은 9곡의 백미를 장식하고 있 다. 이 곳은 조선 후기 주자학의 대가이자 붕당(朋黨) 의 상징적인 인물로, 조정과 사림 (士林)의 여론을 좌 우했던 우암(尤庵)송시열(宋時烈)이 80 고령까지 평생 을 은거하며 서인 (西人)을 중심으로 한 노론(老論)의 철통같은 요새가 되기도 했다.
지금도 금사담 윗편에는 그가 정사와 학문을 닦던 암서제(巖棲齊)가 옛 모습대로 보존되 있고, 명나라 황
제의 친필을 받아왔다는 충효절의(忠孝節義) 네 글자가 상징물처럼 뚜렷이 새겨져 있다. 개울 이쪽편으로
는 화양서원터와 함께 식당과 민박을 겸하고 있는 상가가 5~6곳 들어서 있고, 줄지어 늘어선 느티나무숲
이 금사담 모래밭에 그늘을 드리워준다.
화양구곡 나들이길에 숙박지로 가장 이상적인 곳이다. 깔끔하게 가꿔놓은 민박실은 고향집을 찾은 듯,부
담이 없어 더욱 좋다. 산채와 민물고기를 주로 한 토속음식 또한 괴산읍내 유명 음식점들 못지않은 내력
을 지니고 있다. 
느티나무 아래 펼쳐놓은 평상에 올라앉아 물소리, 매미소리에 젖다보면 그 옛날 우암의 마음인들 이렇게 
편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고, 탈속의 경지가 바로 이런 거구나 싶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금사담계곡
에 머물며 산간의 진미들을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속세의 그림자는 물론 더위까지 말끔히 잊고 지낼 수 
있다.

골마다 이어지는 산간의 진미

물맑은 고장 괴산은 예로부터 마늘과 고추,깨 등,양념류로 이름난 고장이다. 해발 5~6백m를 헤아리는 알 맞는 높이의 선선한 기후 탓으로, 채소와 곡물의 맛이 뛰어나다. 특히 충주 달래강의 상류를 이루고 있는 괴강의 민물고기와 다슬기는 지금도 전국에 제일을 자랑할 만큼 이름 높다. 속리산과 청화산,선유구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화양구곡에서 합쳐져 청천면을 거쳐 괴강 의 원줄기를 만들고, 다시 쌍곡과 문경새재쪽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를 모아 달래강(달천)과 합류한다. 이골 저골을 굽이돌며 여러 계곡의 맑디맑은 물을 다 모아 강줄기를 형성하는 탓으로 수질이 뛰어난 것 은 물론, 달천과 이어진 남한강의 민물고기들이 줄지어 올라와 산란을 하기도 해 물고기가 풍성하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쏘가리매운탕집과 올갱이국해장국집은 괴산의 고유한 별미로 손꼽힌다. 그 중 첫째가 괴강 쏘가탕과 쏘라리조림이고,속풀이 겸 별미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올갱이된장국(해장국)인 셈이다.

1) 금사담 앞 청주식당의 산채정식

금사담 앞에는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6집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다. 그 중 5곳이 음식점과 민 박을 겸하며 화양구곡을 찾는 여행객들을 맞고 있다. 처음 찾는 이들은 구곡입구 관광단지에 묵고 가지, 마을의 내용을 잘 알고 찾는 이들은 이곳을 찾아 대부분 오랜 단골로 이어진다.
이 중 청주식당은 마을 초입의 첫 집이다. 70년대초 주인 아주머니 박정임(55세)씨가 25세 되던 해 문을 열어 올해로 30년을 맞고 있다. 남의 손을 빌지 않 고 차려 내는 음식은 마을에 전해오는 것으로 직접 담근 장으로 간을 해서 화양구곡의 토속음식 그대로 이다. 상차림은 소박하지만, 정갈하고 옛 맛이 담긴 모습이어서 향수를 자아낸다. 가을에 담가 간이 푹 밴 장아찌류와 낏잎튀각, 풋고추튀각,산더덕구이,고 사리나물, 취나물, 밤정과, 풋고추지,매콤한 물김치 등 하나같이 고유한 시골집 밑반찬들이다. 이렇게 차려낸 밥상은 언제나 12~15가지의 찬이 정갈하게 오르고, 직접 띄워낸 청국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인 된장찌개와 솔잎을 넣고 한 번 더 익혀 낸다는 솔잎막 걸리를 곁들일 수 있어 운치를 한결 더해준다. 산채정식이 1인분 1만원,산채비빔밥과 묵밥,된장찌개백반이 각각 5,000원.

2)괴강매운탕의 쏘가리탕과 조림

괴강매운탕은 괴산읍에서 상주 방향으로 2.5km쯤 거리인 괴강교 앞에 있다. 옛구교와 새로놓은 교 량이 나란히 쌍다리를 이루고 있다. 구교앞에 상 징물처럼 앉아 있는 괴강매운탕집은 원조 할매집 이란 별호가 붙어있을 정도로 내력이 오래다. 주 인 오명옥 (81세)할머니가 55년째 명맥을 이어온 다. 사용하는 쏘가리는 작고한 영감님이 직접 그 물을 놓아서 잡은 것을 사용해왔고, 지금은 아들 김기영(36세)씨가 대를 이어 집앞 괴강에 그물을 놓는다. 탕감으로 알맞은 크기의 쏘가리와 조림감을 구별해 남비에 안치고 가족들이 손수 음식을 차려낸다. 괴산 군내 매운탕집들이 이곳 매운탕맛을 기준삼는다고 할 만큼 탕맛이 소문나 있고, 특히 국물을 자박하게 조 림해 내는 쏘가리조림은 별미 중 별미로 꼽힌다는 것이다. 괴산의 명물인 괴산마늘과 괴산고추를 듬뿍 넣는 것은 물론, 고추장과 된장맛도 탕맛과 조림맛을 내는데 중요한 노하우가 된다. 신선한 자연산 쏘가리와 이름난 양념류를 반세기에 걸쳐 닦은 솜씨로 엮어낸 것이 라면 어딘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고춧물이 빨갛게 잦아든 조림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매콤한 국물과 담백하면서 입에 착착 붙는 쏘가리 의 하얀 살점이 그대로 입안에 녹아드는 느낌이다. 주고객의 80%이상이 서울과 중부권에서 이어진다. 쏘가리매운탕(대)4인분 6만원.쏘가리조림(중)2~3인분,4~5마리 4만원.

3)청천면 토속정의 올갱이(다슬기)된장국

토속정은 화양구곡의 관문격인 청천면 버스터미널 앞에 자리잡고 있다. 청천면은 전국에 이름난 올갱이 산지다. 버스터미널 앞은 매일 아침 올갱이장이 설 정도로 올갱 이가 풍성하게 난다. 그래서 신선한 올갱이를 마음대로 골라 넉넉하게 넣고 끓여내는 구수하기 이를데 없는 올 갱이된장국이 별미다. 끓이는 방법도 특색있어 다른 지 역과 차별된다. 올갱이국용으로 따로 담가 사용한다는 토속된장을 듬뿍 풀어 국물이 노르스름하게 된장빛깔이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짙은 녹색이 감도는 일반 올 갱이해장국과 다른 모습이다. 올갱이를 푹 삶아 건진 국물에 아욱과 정구지(부추)를 데쳐 넣고,날된장을 넉넉히 풀어 된장 알맹이가 가 득 뜬다. 다소 슴슴하게 담궜다는 된장은 국물이 노랗게 되도록 진하게 풀어도 간이 짜지 않고, 오히려 구수하고 감칠맛이 난다. 국이 한바탕 끓을 즈음에 얹는 올갱이 알맹이도 그냥 넣지 않는다. 파란 알갱이들을 날콩가루에 굴려 초 벌 옷을 입힌 뒤, 다시 계란을 풀어 한 번 더 옷을 입혀 넣는다. 그래서 국 그릇에 떠오른 올갱이들이 마치 생굴을 얹은 것처럼 보이고, 올갱이 맛도 한결 담백해져 처음 먹는 어린이나 여성고객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술꾼들에게는 고춧가루를 약간 얹어 국물이 발그스름하게 끓여주는데, 톡 쏘듯 자극적이면서 구수한 맛 이 웬만한 숙취는 단 한 그릇으로 거뜬히 풀어준다. 이같은 맛이 소문나 주말이면 서울과 청주,경인지역에서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고객들이 몰려 다른 음식 을 낼 겨를이 없고, 하루 종일 올갱이해장국만 끓여낸다고 한다. 청주에서 올갱이를 사러왔다가 자리를 잡고 물러앉게 됐다는 여주인 김금숙(53세)씨의 타고난 솜씨와 찬 하나하나에도 남다른 정성이 깃들여 있다. 가을에 넉넉히 담가놓은 단풍깻잎과 마늘장아찌,간이 푹 밴 풋 고추지 맛이 오랫동안 입안에서 지워지지 않아 다시 찾게 된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올갱이된장국(해장국) 1그릇 5,000

괴산가는 길

괴산은 어디서나 먼 고장이지만, 접근은 매우 쉽다. 서울과 중부권은 물론 대전 이남에서도 중부고속도 로 증평IC를 이용하면 주말 1일나들이는 물론 1박 2일 코스로 무리가 없다. 또 상주~안동권 영남 내륙에 서는 문경터널을 나서면 무리없이 이어진다. 중부곡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이어주는 코스 선택이 중요하다. 길의 흐름은 어디나 한갓지고 여유있는 나 들이를 즐길 수 있다. 증평읍~화성삼거리~모랫재~괴산읍~괴강매운탕~화양구곡~청천면 토속정~질마고개~증 평읍으로 이어주면 괴산군을 한바퀴 돌아나오며 소개된 별미들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 화양구곡내 민박 요금도 대략 2만5,000~3만원 수준으로 한 방에 4~5인 가족이 머무를 수 있다. 시설이 비 교적 깔끔하고 주차도 민박할 경우 민박집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승용차편/ 중부고속도로 증평IC를 출입구로 괴산읍과 괴강매운탕~화양구곡(화양산장과 청주식당)~청천 (토속정) 등이 무리없이 차례로 이어진다. 증평IC에서 괴산에 이르는 길은 증평시가지 초입인 초증(호텔 파크 앞)삼거리에서 충주쪽으로 좌회전, 5km지점인 화성삼거리 육교 앞에서 우회전, 모랫재를 넘는 것이 정석이다. *대중교통편/ 청주행 고속버스를 이용해 청주 터미널에 내리면,괴산행은 물론 상주와 수안보 경유 충주 행 버스가 수시로 이어져 알맞은 차편을 이용해 괴산과 청천, 또는 화양동 입구에 내리면 된다. 화양동 입구나 주차장에서 금사담까지는 음식점이나 민박집 차편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괴산간 직행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 서울~청주행 고속버스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괴산 시내버스터미널 043-834-3352 *청천 시외버스터미널 043-832-4027

◆ 민박과 별미집

*괴강매운탕:043-834-2974 *청천면 토속정:043-832-0979 *화양동 청주식당:043-832-4581 *화양동 화양민박:043-832-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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