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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여행 2탄

방낭자 2008. 3. 28. 18:28

풍경이 있는 여행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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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갑산에는‘쉼표’가 담긴 마음의 보석상자가 있다
<청양의 진산이자, 청양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칠갑산의 풍광>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맺힘’ 이 많은 노래를 두고 흔히들‘어머니의 노래’라 한다. 주병선이 구성지게 불러대던 노래‘칠 갑산’도 어릴 적 내 어머니의 18번 노래처럼 구슬프게 읊조리던 푸념이요, 노랫말 또한 우리 어머니의 일생이니 어디 가슴 적시지 아니하였을까. 7080세대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래방에서 구성지게 뽑아 대 던 그 노래의 그 산. 허나 곡조만 알고 노래나 불렀지 정작 그 산이 이 땅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글쎄 몇이나 될까. 충남 청양. 곱디고운 아흔 아홉 골, 골골마다 하얀 운무가 드리워진 칠갑산에는 아픈 자식을 어루 만져 주던 어머니의 손길 같은‘마음의 보석상자’가 숨겨져있다. 베적삼이 흠뻑 젖을만큼 울게 만들었던 콩 밭도 어느새 고추밭으로 변했고, 1년 365일 매일 풍경도 바뀌어, 찾아오는 객들에 의해 달리 표현 되어 지는 칠갑산이지만, 여전히 내리쬐는 그 푸른 햇살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칠갑산의 옛이야기를 늘어 놓고 있다. 하늘빛, 물빛, 땅 빛에 샤워하고픈 숲의 바다‘청양’
청양은 장승으로도 유명하다
사실 그렇다. 칠갑산이란 노래는 알아도 정작 그 칠갑산을 품 고 있는 곳이 충남 ‘청양’ 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않다 ‘청’자가 들어간 고장치고 두메산골이 아닌 곳이 없다던가. 아래의 경북 청송도 그렇고, 청도가 그렇고 청양 역시 그렇다 오지인 만큼 산이 깊어 나무가 많고 그래서 공기가 맑고 푸른 햇살이 가득하여 지어진 이름 청양(靑陽). 청양에는 구부리면 지천에 핀 야생화의 향기가 코를 감싸고, 풀벌레의 사랑 노래가 교향곡을 이루는‘충남의 알프스’칠갑 산을 비롯해 그린 샤워를 내뿜는 자연휴양림과 마을곳곳의 어 귀에 세워져 있는 장승, 베적삼이 흠뻑 젖도록 울어대던 콩밭 메는 아낙네상 등 칠갑산 아흔아홉 구비마다 그 곳에 등 기대 고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숨결이 오롯이 숨겨져 있다. 바로 푸름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이 계절에 놓쳐서는 안 되는 친절한 "청양씨" 다. 이름모를 산새들아 ~ 칠갑산이 어디 뫼요!
<칠갑산 등산은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답게 핀 봄철이 더욱 좋다>
청양의 진산이자, 청양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그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 온 칠갑산. 해발 561m로 비교적 낮아 비록 등산을 위해서 몇 날 며칠동안 마음의 준비를 해 오르는 산은 아니지만, 산을 타는 묘 미란 묘미는 다 누릴 수 있다. 혹자는‘칠갑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온갖 종류의 맛난 음식을 하나씩 맛보 는 듯해 저절로 산 정상으로 향한다’고 말할 정도로 묘한 매력을 풍기는 산이다. 칠갑산은 무지개 가루 를 뿌려놓은 듯 형형색색의 단풍이 황홀한 가을이나 눈꽃 피는 설경이 마치 천상의 세계에 온것 같은 분 위기를 자아내는 겨울에도 사랑받음은 물론이지만, 특히나 산벚나무와 진달래, 철쭉이 아름답게 피어난 봄철에 더욱 사랑받는다. 칠갑산 정상까지 약 3km의 코스. 정상을 중심으로 7개의 맞춤형 등산로가 있는 데 각각의 코스에 따라 아흔 아홉골, 칠갑산장, 천장호, 장곡사, 도림사지 등 문화유적과 더불어 천혜의 비경이 우산살처럼 펼쳐져 있어 가족단위 등산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솔바람을 타고 진달래꽃 향기 삼아 오르다
<칠갑산 오르는 녹음이 짙은 등산길(좌)과 진달래가 핀 등산길(우)>
‘휘~ 휘~’ 또한 칠갑산에는 휘파람을 불면 산새들이 날아와 등산객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고 한다. 칠갑산 정 상 탈환을 위해 기자가 선택한 산행 들머리는 장승공원. 장승공원에서 조금 올라가면 천년고찰 장곡사가 나오고 장곡사를 정면으로 오른쪽으로 보면 주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환하게 열린다. 등산로는 제 법 잘 만들어져 있어 오르내리기는 어렵지 않다. 처음엔 부담 없이 아주 가벼운 발걸음을 떼어도 좋다. 물론 정상으로 가면 갈수록 경사가 높아져 숨을‘헥 헥’몰아 쉬어야 되겠지만. 올라가는 등산로 좌우로 는 소나무 숲이 빛을 발하고, 장곡 산장에서 465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구간까지 솔바람과, 향긋한 진 달래 꽃내음을 벗 삼아 올라갈 수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쉬엄쉬엄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2시간 정도 올 라가면 드디어 칠갑산 정상이다. ‘아’ 하는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칠갑산 정상(좌)에 올라 바라본 겹겹이 산들의 아름다운 풍광(우)>
사방이 탁 트인 시야로 수십 곁 포개며 흐르는 수려한 산 물결들이 거침없이 몰려드니 구름 위에 선 나 는 신선이요, 이 곳이 바로 무릉도원. 그렇다고 칠갑산의 매력에 너무 빠지지는 말자. 복잡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 싫어질 테니까... 칠갑산 산행에 소요되는 총 시간은 3시간 여. 그리 크지 않은 수고로도 매우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산이 바로 칠갑산이다. 정상에서의 기쁨을 만끽하고 내려가는 하산길은 대 치터널 쪽으로 능선을 따라간다. 조금 내려 가다 보면 맑고 푸른 물빛 자랑하는 천장호가 기막힌 운치를 던지고 울창한 천연림의 기운이 뼈 속까지 상쾌하게 스며든다. 절 속에 또 다른 절을 품고 있는 천년고찰 장곡사
<장곡사는 많은 국보급 유물을 보존하고 있으며 두 개의 대웅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칠갑산 깊숙이 둥지를 튼 천년고찰 장곡사 또한 청양의 자랑이다. 휘 돌아 감기는 아스팔트길을 지나 일 주문에 다다르자 사찰 곳곳에서 핀 개나리, 진달래 등 예쁜 봄꽃이 나그네를 맞는다. 12채당우가 처마를 맞대고 올망졸망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은 장곡사는 신라 문성왕 12년에 창건된 사찰. 외지 사 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아 칠갑산을 등산하는 사람들 외에는 그리 많이 찾지 않는 산인데다, 칠갑산 산 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규모도 크지 않지만 의외로 많은 국보급 유물이 전해진다.
장곡사에 핀 진달래꽃
국보 제 58호인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대 좌에서부터 국보 제300호 장곡사미륵불괘불탱, 보 물 제162호와 제 181호인 상, 하 대웅전, 보물 제 174호 장곡사 철조비로사나불좌상부석조대좌, 보 물 제337호 금동약사여래좌상, 유형문화재 제 151 호인 설선당까지 전국적으로도 한사찰에서는 보기 드물게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국내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대웅전이 두개이며 탑이 없 는 게 특징. 이 두 개의 대웅전은 상대웅전, 그리 고 하대웅전으로 이름이 각각 붙어 있는데 어찌하 여 대웅전이 두개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그 이 유에는 반드시 깊은 뜻이 숨어있으려니 감히 짐작 만 할 뿐이다. 콩밭 메는 아낙네 장승이 호미 대신 광주리를? - 장승공원
여러 모습의 장승들
장곡사 가기 전 들려야 할 곳은 바로 장승공원. 예로부터 장승은 잡귀와 질병으로부터 마을 주민들 을 보호해 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청양장승공원에 가면 이런 장승이 350여개나 서 있다. ‘콩밭 메는 아낙네’가 호미대신 머리에 광주리를 이고있는 장 승에서부터 양반장승, 농부장승, 도깨비 장승 등과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마치 우리네 이웃처럼 정 감 있게 반겨준다. 청양장승공원은 우리나라 최고 의 장승보존지역으로 매년 4월에 전국의 장승 조각 가와 축제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져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장승제’의 의미를 되새기는‘장승문화 축제’가 개최되는 곳이기도 하다.주요행사는 국태 민안을 기원하는 장승대제와 6 개 마을에서의 장승 제 시연, 전국 전통장승작가들의 장승깎기 시연 등 이 마련돼 전통 장승문화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 나무가 뿜는 보약, 온몸으로 마시다 - 칠갑산자연휴양림
<칠갑산 자연휴양림의 입구는 좌로는 벚꽃이, 우로는 녹음이 짙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정적인 휴식을 보내고 싶은 이가 있다면 칠갑산 자연휴양림을 추천한다. 청양의‘청’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청양칠갑산 자연휴양림은 대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려는 여행객 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울창한 천연림숲을 이뤄 삼림욕장으로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 휴양림입구에 들 어서면 맨 처음 왼쪽에는 벚꽃, 오른쪽에는 녹색의 숲이 객들을 기다린다.
<하룻밤 묵고 가고픈 충동을 부채질하는 칠갑산자연휴양림 내 통나무집>
아담한 동물사육장을 지나 조그마한 광장에 들어서면 온몸을 휘감는 녹색향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이 식물들이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물질은 부작용 없는 항생제로서 소독작용, 신경 안정, 스 트레스 해소 등의 작용을 한다고. 조금 더 가면 양옆으로 숲이 펼쳐지고 동화에서나 봄직한 그림같은 통 나무집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한옥형 통나무집에서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통나무집까지 다양한 집들이 있어 하루 동안 머물며 이슬 머금은 숲과 향기와 함께 아침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충동을 부채질 한다. 온몸이 날아갈 듯 상쾌함이 그만인 청정자연휴양림은 쾌쾌한 매연에 찌든 도시인들에겐 최고로 값 비싼 보약인 셈. <여행 팁> ▶ 칠갑산 도립공원 가는 방법 - 자가 이용시 1)서해안고속도로 ⇒ 홍성 IC ⇒ 국도 29호(청양) ⇒ 국도 36호(공주) ⇒ 칠갑산 2)- 경부고속도로 ⇒ 천안분기점 ⇒ 천안ㆍ논산간고속도로 ⇒ 정안 IC ⇒ 국도 23호(공주) ⇒ 국도 36호 (청양) ⇒ 칠갑산 - 대중교통 이용시 1) 서울남부터미널 - 청양간 직행버스 이용(3시간 소요) 2) 청양터미널 - 대전행 직행버스 이용 대치리 하차 2) 청양터미널 - 직행버스 이용 장곡사 하차(20분 소요) - 칠갑산도립공원 자세히 보기 ▶ 칠갑산 자연휴양림 가는 방법 1)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서초동) ↔ 청양 : 하루 18회(07:20~19:05) 운행, 3시간 소 요 2) 시내버스 → 청양에서 공주방면 시내버스 광대리(약 4km)에서 하차(30분 간격/ 5∼ 10분 소요) 3) 칠갑산 자연휴양림 자세히 보기 ▶ 장곡사 가는 방법 1) 서해안고속도로 - 광천IC - 614번 지방도 청양 방면 - 29번 국도 - 청양 - 36번 칠갑산 방향 국도 - 장곡사 2) 천안 - 공주 - 36번 국도 청양 방면 - 칠갑산 마치고개 3) 장곡사 현지교통 : 청양읍에서 지천행 시내버스이용, 8회 운행, 20분소요 4) 장곡사 자세히 보기 ▶ 청양의 맛과 특산물 청양하면 고추도 유명하지만, 구기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제일의 청정지역 청양에서 생산된 구기자와 한우갈비, 사골육수에 각종 양념이 맛을 더해 갈비살은 입에서 살살 녹고 구기자 우러난 국물 맛이 달콤 매콤한 별미 중의 별미인 구기자갈비전골과, 칠갑산을 오르내리며 채취한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 등 온 갖 산나물과 버섯나물을 넣고 비며먹는 칠갑산 산채비빔밥은 아삭아삭 혀 끝에 고소하게 감기는 맛과 향 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