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전라남도 여행지

고창의 여행

방낭자 2008. 3. 29. 09:21

풍경이 있는 여행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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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내 언 땅을 비집고 연초록 보리 새순이 돋았다. 
                       봄빛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일순 구릉을 따라 물감이라도 쏟아 부은 듯 녹색물결이 끝 간 데 없이 펼쳐진다.
         바람이라도 쉬 불량이면 호수에 파문이 일 듯 초록빛 바다가 출렁거린다. 
                     ‘필 늴리리… ’ 출렁이는 보리밭 사잇길로 
            봄 언덕 고향 그리워하던 우리네 아버지의 보리피리 소리 들려온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려거든 보리밭 사잇길을 걸어보자. 
        걷다보면 한동안 잊고 살았던 그 시절의 기억들이 물밀 듯 밀려올 것이니…. 
 
바람 부는 날, 청보리밭에 가 본 적 있나요?

                      바람결에 일렁이는 보리밭은 그야말로 거친 파도에 물결치는 초록의 바다 같다

아주 오래 전 ‘바람 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 물론 압구정동은 아니지만, 바람이 불면 기자에게도 가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 바람이 불어야 풍경이 더욱 살아나는, 비단 위에 꽃을 더한 격이라면 설명이 될까. 바로 전북 고창군 공음면의 청보리밭이다. 바람결에 일렁이는 보리밭은 그야말로 거친 파도에 물결치는 초록의 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넓은 보리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20만 평의 농장이 푸른 보리로 넘실대는데 그 중 17만평 가량이 학원농장 소유. 잠시 차를 세워두고 푸르른 물결로 가득한 보리밭 사잇길로 들어가 보자. 귀차니즘이 강한 사람들은 그냥 드라이브 하듯 슬쩍 보고 지나쳐가는 경우도 많지만 보리밭의 참 맛은 사이사이 길을 직접 걸어보는데 있다.

세대는 달라도 마음은 하나 … 보리밭 사잇길로, 추억 속으로


                             청보리밭 사잇길을 걷다보면 파노라마처럼 어린 시절이 기억이 떠오른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임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보리밭 사잇길을 걷다보면 어린시절 불렀던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사실 보리밭에 대한 느낌과 의미는 세대별로 달라진다. 현재를 사는 아이들에게 보리밭은 그저 신기한 풍경쯤으로 여겨질 법도 하나, 적어도 30년 전 쌀이 떨어지고 봄보리가 패기 전에는 굶주려야했던 보릿고개 시절을 겪은 세대들에게 넘실대는 청보리의 모습이 결코 추억일 수 만은 없을 터. 이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가 ‘보릿고개’ 라 말했던 우리네 할아버지에게도, 배고픔에 슬그머니 보리서리를 해서 불에 구워먹으며 어린시절을 보냈던 우리의 부모님 또한 지금의 풍성한 생활에 격세지감을 느끼게 됨은 어쩌면 당연지사. 허나 푸르른 빛을 뿜어내는 고창의 청보리밭에 서면 파노라마처럼 어린 시절의 슬픈 기억마저도 추억이 되고, 되새김질 된 추억들은 아련한 향수로 남게 된다. 보리는 지금부터 연초록빛을 피우다 황금빛으로 익기 직전인 5월 초까지가 절경. 바로 이곳에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청보리 축제가 열린다.

붉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부처의 세계 …예가 바로 선계(仙界)


                                 사진설명 1. 대웅보전 2. 도솔천 3. 선운사 담장 4. 금동보살좌상 5. 팔상전

청보리밭을 지나 선운사로 가보자. 학원농장에서 연초록빛 춤판을 보았다면, 이제는 선운사에서 여는 꽃 잔치를
볼 차례. 선운사는 미당 서정주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사찰이기도 하거니와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봄을 맞은 선운사의 상징은 단연 동백꽃이다. 선운사의 동백은 필 때도 아름답지만, 꽃이 질때
면 목이 부러지듯  두툼한 꽃잎이 송이째 툭 떨어져 참으로 처연하다. 가수 송창식은 선운사의 동백꽃을 ‘눈물처
럼 후두둑 지는 꽃’ 이라 노래하지 않았던가. 선운사 대웅전 뒤쪽 5000여 평에 넓게 자리하고 있는 동백나무숲에
가면 그 노랫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어디 동백뿐이랴.  매표소에서 이어지는 선운사 초입길에서는 벚꽃터
널이 만들어져,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소리와 함께 앙상블을 이루며 사찰을 찾는 이에게 봄의 정취를 가득 안
겨준다. 백제 때 검단선사가 불법을 가르친 천년고찰 선운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전북내 조계종의 2대 본사. 창건
당시는 89채의 절집과 3,000여 승려가 수도하던 대찰이었다고 한다. 정유재란때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고 현재
는 본사와 도솔암, 참당암 동운암, 석상암만이 남아있다.
 
날아갈 듯 암벽에 세워진 ‘도솔암’ … 갖가지 전설과 사연이 깃들어

                        신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좌)과 천왕봉 올라가는 철제계단(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까지 올라가는 것도 좋다. 총 3.2km의 조금은 먼 길에 큰 절경은 없지만 ‘이 길을 걸으면 인간세상에서 하늘로 가는 기분’ 이라고 표현했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여유가 넘치는 길이다. 느티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팽나무 등이 섞인 숲길은 신록이 짙어 더욱 좋다. 가는 길에는 우산처럼 펼쳐진 수령 600년의 장사송과 더불어 신라 진흥왕이 수도해다는 진흥굴이 있다.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던 곳이다.


                                  천왕봉에서 바라본 도솔암의 풍광은 참으로 기이하면서도 아름답다

도솔암은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제일이다. 물론 천왕봉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108 번뇌 철제계단을 올라야한다. 헐떡거리며 천왕봉 계단 중반부에 올라 뒤를 돌아보면 기암괴석과 어울린 도솔암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슬아슬한 절벽위에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묘한 풍광이다. 도솔암 뒤에는 높이 17m의 마애불이 있는데, 동학혁명 비결록에 대한 전설이 전해진다. 선운사와 도솔암을 두루 돌아본 다음 돌아 나오는 길에는 미당 서정주 선생의 시비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풍천장어에 복분자면 요강이 깨진다는데?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풍천장어의 맛은 아주 특별하다

고창하면 생각나는 트리오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앞서 다녀온 선운사요, 또 하나는 풍천장어, 마지막 하나는 복분자주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풍천장어에 복분자 술을 마시면 요강이 깨진다’ 고 하는데 아직까지 요강 뚫었다는 사람 보지 못했으나, 어찌됐건 그 두 가지는 고단백 강장식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선운사근처에는 고단백 스테미너인 풍천장어를 전문적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바쁘더라도 장어는 꼭 먹고 돌아오자. 고창까지 와서 장어를 먹지 않는다는 건 ‘목욕탕 가서 머리 안 감고 오는 것’ 과 일맥 상통. 풍천장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민물과 짠물이 한데 섞이는 곳에서 사는 뱀장어를 일컫는다 다른 곳에도 풍천장어가 나기도 하지만, 고창의 장어의 맛은 특별한 데가 있다. 양념이 스며든 장어한점 입에 넣으면 비린 맛이 전혀없이 고소하고, 살이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은 어디 비할곳이 없다.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어 바지단추를 열어젖히면서까지도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여기다 고창의 명물인 복분자술과 어우러져 내는 맛은 가히 일품. 고소하게 넘어가는 장어 한점이면, 복 분자주도 한잔, 두잔, 술술 잘도 넘어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한 병, 해도 늬엿늬엿 넘어간다.

◎ 그냥 스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여행지들
 


고창읍성
☞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슬기 ‘고창읍성’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때 왜침을 막기 위해 전라 도민들이 유비무환의 슬기로 축성한 자연석 성곽 이다. 일명 모양성이라고도  하는 이 성은 나주진관의 입암산
성과 연계되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고창
읍성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답성(성 밟기) 놀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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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고인돌군


☞ 세계 최대 고인돌 군락 ‘고창고인돌군’

고창읍 죽림리, 메산리, 송암리 2km 지역에 펼쳐진 고인돌군. 여기에는 447기의 고인돌군이 각각 고유번호로 흰 페인트로 표시되어 있다. 이 고인돌군은 청동기 시대에 이미 취락을 이루고 생활하였음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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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구시포해수욕장’ 과 ‘해수찜’


                                            길고 넓은 백사장이 있는 구시포해수욕장

고창군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길고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을 끼고 있다. 또한 해변의 경사가 완만해서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제격이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자리한 바닷물을 이용한 이색찜질법인 구시포해수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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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팁》

◎ 학원관광농원 가는 방법
1) 자가 이용 : 호남고속도로 정읍IC - 고창읍 경유, 796번 지방도로 - 무장에서 공음 방면 약 4Km - 계동버스정류장에서 좌회전 후 1Km지점.
2) 대중교통 : 고창에서 무장행 군내버스 15분 간격으로 운행(소요시간 약 20분)
→ 학원관광농원 자세히 보기

◎ 선운사 가는 방법
1) 자가 이용 :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IC → 선운사
2) 대중교통 : 고창→선운사 : 직행 4회, 완행버스 40분 간격 운행(30분 소요)
→ 선운사 자세히 보기

◎ 장어구이 유명한 곳
선운사 근처에는 장어구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집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아산면에 있는 연기식당(063-562- 1537)은 풍천장어전문식당으로 유명하다. 풍천장어는 25000원, 장어구이는 15000원, 복분자주는 10000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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