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백리벚꽃의 끝 군산과 고즈넉한 하제포구.
"금일 서해남부해상 폭풍주의보 발효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던 화창한 봄 날씨에 서해안 일대에는 폭풍주의보로 선창가에는 배 델 곳 없이 선박 들로 들어차 있다. 당초 예정했던 여행지 선유도, 이름에서 풍기는 무릉도원 같은 섬. 도서지역으로의 여 행은 하늘이 돕지 않으면 떠나려 해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려 유람선 매표소 로 향한다. 연안여객선 터미날인 도선장에서 횟집이 밀집한 금동 선창가 사이에는 제 1회 쭈꾸미 축제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널찍한 부둣가에는 흰 천막을 치고 싱싱한 쭈꾸미며 각종 조개류를 선보이며 방문객 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물 좋은 쭈꾸미는 요리방법도 각양각색. 회로 먹는 경우도 있지만, 물에 한번 슬쩍 데쳐 초장에 찍어 먹 는 방법도 있고, 갖은 양념과 고추장을 버무려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돋구게 하는 쭈꾸미 뽁음도 있다. 한 손에는 장갑을 끼고, 철망을 올린 번개탄 위 익어 가는 조개들을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모습은 정겹기 까지 하다. 군산 항에는 선유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 외에도 고군산열도와 선유도 해상관광유람을 즐길수 있다. 횟 집 밀집 지역 선창가 주변에는 새만금 일대 앞바다와 먼바다를 두루 유람할 수 있는 다양한 해상관광코스 가 마련되어 있어 당일 여행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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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곳은 근대사 기록에 남아 있는 서구식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항구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 월명산 공원 전망대는 멀리 비인만 일대를 조망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금강 하구 건너편에 는 장항이 마주 보이며 장항 제련소의 높다란 굴뚝이 이채로운 전경을 띄고 있다. 제련소 굴뚝으로 넘 는 해넘이는 바다 너머로 볼 수 있는 서해안의 낙조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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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과 변산의 새만금 방조제 공사로 그 가녀린 숨결을 이어가는 하제포구도 이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한때는 드넓은 갯벌에서 나는 풍부한 해산물과 고군산열도의 풍부한 어획물량으로 활발한 어항으로서 어민들의 사랑을 받던 하제포구. 때 마침 발령된 폭풍주의보로 포구 선창가에는 마치 사열이 라도 받듯 연근해어선이 부두가에 정박하고 서 있다. " 방조제 막은 뒤로 받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 죠. 기이하게도 동해에서 잡힌다는 개조개가 방조제 막은 뒤로 새만금에서도 잡혀요. 이 조개가 개조개 라요." 바다의 흐름은 이 곳 개펄의 생태계에도 미친 영향이 크다. 평생을 갯벌에서 조개잡이를 하며 보낸 이 곳 아낙은 당장 잡아들이는 조개에서 생태계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다. 포구의 끝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군인이 상주하며 관광객의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하구의 건너편은 바닷가 모진 바람의 영향 탓인지 나무 한 그루 자라고 있지 못하다. 밀물 때를 맞춰 차량을 실은 수 있 게 만든 접안 시설에는 진입금지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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