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전라남도 여행지

구례 산수유 마을 여행

방낭자 2008. 3. 29. 08:33
산수유 마을을 찾아서
-아들 꼬니에게
노란 꽃망울이 알알이 맺힌 산수유나무
봄은 어디서 오는 걸까? 비라도 한번 내리고 나면 나무가지들이 발그레하니 물 오른 모습이 보인다. 동네의 담장너머로는 목련 망울이 토실하게 부풀어오르고, 지나다니는사람들의 옷이 한결 가벼워진 것도 보인다. 지난 겨울매섭던 추위가 어딜 가고, 어 느새 봄이 왔구나. 봄이 오는데,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지. 남풍 오는남쪽으로 내려가 보자. 그곳 양지바른 산기슭에 이미 봄이화사하게 자리잡고 있을 거야. 봄이면 아빠가 가는 곳이있 지, 때때로 엄마도 함께 가지만, 너희들 때문에 아빠 혼자 갔다 오기도 하는 꽃피는 아름다운 동네야. 그곳을 다녀와야만 봄을 맞이한 기분이 드는 아주 상쾌한곳이라구. 서울에서는 아주 멀리 떨어진 지리산 자락이지. 춘향이와이도령 이 만났던 광한루가 있는 남원을 지나,구례로향하다보면 산동터 널이 나와. 그 터널을 내려서면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이 펼쳐 지는데, 왼편으로 지리산 온천이 나오지.
이곳으로 봄꽃 구경을 처음 왔을 때는 산언덕에 노란 산수유가 만발한 소박한 동네였는데,지금은 사람들
이 많이 찾아오는 휴양지가 되어버렸어. 그것이 싫긴 하지만 어떻하겠어, 온천물이 몸에 좋다니,사람들
이 몰려드는 걸. 그 온천장 앞을 지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상위마을이 나와 산자락에 걸터앉은 
마을인데, 지리산 계곡물이 지나는 한적한 마을이야.
구례 광의면 월곡마을의 매천사
바위에는 능성 구씨들이 모여살았다는 글씨가 새겨져있는데, 산수유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무리지어 핀 노란산수유가 꽃동 산을 이루고 있는 곳이지. 잎이 지고 거무튀튀한 가지들만 있는 마른 산을, 노랗게 물들이는 산수유는 봄을 알리는 반가운 전령 이지. 동백과 매화는 아무래도 겨울 찬바람 속에서 피는 게 제 멋이고,산수유야말로 봄의 문턱에 피어나는 꽃이지. 그 문턱을 넘어선 봄의 안마당엔 개나리와 벚꽃이 피고 말야. 좁쌀만한 산수유 꽃잎들이 마치 팝콘 튀기듯이 터져오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다 환하게 피어나지 않니? 이 마을 산수 유가 많은 것은 가을에 붉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서인데, 그 열매는 씨를 발라내고 말려서 한약재로 쓰여. 이 나무 세 그루 만 있으면 자식 대학을 보낼 정도여서 "대학나무" 라고 불렀다 는구나. 상위 마을에서 산 위나 산 아래 계곡으로 떼지어 번져 나간 산수유를 보는 것도 좋지만, 바로 아래 대평 마을로 내려 가보면 개울 옆으로 산수유가 시골집 돌담과 잘 어우러진 모습 을 볼 수 있지. 한 폭의 그림 같아. 하지만 쓸쓸하지.
산수유가 돌담 위로 피어났는데,주인 없는 집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니말야. 
그래서 더욱 산수유가 안쓰러워 보이는구나. 산수유를 정성 들여 심고, 한때는 그 열매로 자식들을 
키우며 고마워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니 말야.
우리라도 찾아와 산수유의 꽃망울을 보아주지 않았다면,이 산수유들은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꽃구경 하다보니 배고픈 줄도 모르겠지? 음식 솜씨 좋은 고장에 왔으니, 봄나물이 가득한 밥상을 받으러
가자.아주 맛있는 집을 알고 있거든. 
여행정보
산동마을 바로 아래쪽, 구례군 광의면 월곡마을에 매천사가 있다. 1910년 한일합방의 소식을 접하고,
절명시를 남기고 자결한 매천 황현을 모신 사당이다.사당을 막 들어서서 왼편에 있는 민가에서 매천은
자결했다. 그곳에서 지리산 성삼재쪽으로 향하다보면,신라 때 창건된 천은사가 있다. 지리산 계곡물을 
연못처럼 끼고 있는 천은사의 풍경은 불자가 아니라도 마음을 편케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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