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쇠기러기나 흰죽지오리 등도 보인다.
간월도나 창리 포구 또는 홍성 남당리포구 등
으로 가면 새조개를 비롯한 별미들이, 그 아
랫녘의 보령시 천북면 어망동으로 가면 굴구이
가, 오천면 오천항으로 가면 키조개가 기다린
다. 그 바닷가 마을들은 낙조를 감상하기에도
나무랄 데 없는곳 들이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가깝고 홍성,보령방조제의
완공으로 드라이브 코스를 구성하기도 어렵지
않으니 수도권 거주자들에게는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새해의 꿈을 설계하기에 더없이 좋은
당일치기 여행지가 아닐까싶다. 일단 서해안
고속도로에 몸을 싣고 당진, 서산을 지나면
홍성나들목이다.
이곳에서 빠지면 서산 간척지, 간월도, 안면도와 홍성 남당리 포구 등지로 길이 이어진다.
남당리포구에 들어선 다음 방파제 끝자락에 서면 물결 잔잔한 천수만, 그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죽도,
그리고 바다 건너 안면도 땅이 한눈에 들어와 시원함을 가슴 가득 안겨준다.
남당리포구는 천수만의 중부에 위치한 자그마한 어촌이다. 그러나 서산 A, B지구 방조제인 천수만방조제
가 생겨나고 드라이브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맛집들이 많이 늘어나고 관광어촌쯤으로 성격이 변모했다. 현
재 남당리의 가구 수는 2백50여가구에 이르고 그중 50% 가량이 어업과 상업에 종사한다. 삼사년 전부
별미촌으로 소문나면서 지금은 수산물 도소매유통센터, 해수탕 시설도 들어섰다.
겨울철이면 어느 횟집에서건 꽃게탕, 활어회를 비롯해서 천수만 새조개, 산낙지도 등장하고 석화도선을
보인다. 새조개는 천수만에서 주로 잡히는 조개로 힘이 좋아서 개펄 위로 10∼20cm쯤은 새처럼 펄떡펄
떡 뛴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초고추장에 찍어먹는데 여독이 그 자리에서 확 풀려버린다.
새조개를 데친 다음 그 국물에 라면사리나 칼국수를 끓여먹기도 한다. 맛기행 외에 말린 생선이나 광천
김, 굴 등을 쇼핑하는 재미도 남당리포구가 안겨주는 선물이다. 포구 방파제에서는 안면도 뒤로 떨어지
는 낙조를 감상하기에 좋다.
한편 남당리에서 남쪽의 홍성방조제를 건너면 곧바로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어망동으로 이어진다.
이 방조제가 없었을 때는 멀리 홍성군 은하면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장은리는 전국에 천북굴구이를 유행
시킨 바로 그 마을이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굴구이 제철이다. 애초 동네 아낙네들이 굴을 캔
뒤 추위도 달랠 겸 장작불을 피워놓고 굴을 구워먹은데서 굴구이라는 별미거리가 탄생했다.
장은리 어망동 해안에는 깐돌네굴집(041-641-8816) 등 10여 개의 간이횟집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여행
자들의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가건물이라 볼품없는 것이 흠이지만 짭조름한 바다 내음 맡으며 굴구이
를 즐길 수 있으니 그런 대로 낭만적이다.
천북면 땅의 중심인 하만리에서는 남쪽으로 두 가지 여행길이 선택을 기다린다. SK천북주유소를 지나 우
측으로 향하면 학성리의 밤섬마을로 가게 되고 그냥 직진하면 보령방조제와 보령호로 이어진다. 학성리
밤섬마을은 해변이 반구형으로 되어있고 모래 대신 자갈이 깔려있어 물이 그지없이 맑다.
바닷물이 들어올 때마다 파도에 쓸리는 자갈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밤섬의 정취를 더해준다.
얼어붙은 듯 잔잔하게 물이 차있는 포구에 떠있는 배들은 1톤 미만의 어선들로 밤섬 주변에 붙박이로 떠
있는 무인도로 낚시꾼들을 나르는 게 주된 일이다. 밤섬포구 해변 북쪽에 떠있는 자그마한 무인도는 맨
삽지라고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