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여다보면 잔잔한 연못 위에 거대한 거울을 비추는 듯 하늘을 향해 꼿꼿이 가지를 펴 고 있는 왕버드나무가 수면 위로 한 그루, 그것과 똑같은 왕버드나무 또 한 그루가 물 속에서 풀어 헤친 머리카락 마냥 자라나고 있다. 이 곳에 서면, 별천지에 온 듯 세속의 시계는 멈춘 다. 어쩌다 불어온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수면, 그것이 움직임의 전부다. 신비한 물빛, 왕 버드나무 아래서 나누는 순결한 정(靜)의 세상 |
작정을 했든, 돌연 짐을 꾸렸던 간에 여행을 하면서 보고 온 아름다운 경치나 풍경에 대한 가슴 벅찬 감 흥도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찰나, 스쳐가는 바람마냥 허무하게도 가슴 저 아래로 이내 가라 앉아버린다 허나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아니 더욱 그리워지는 풍경 하나가 내 마음 속에서 오래도록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300년 시간을 고스란히 수면 위에 풀어내며 터질 듯한 절정의 초록빛을 발하는 연못. 그 속에 잠겨 하늘로 뻗고, 또 물 아래로 뻗어있는 왕버드나무들과 함께 위 아래로 무겁게 짓누르는 내 어깨의 짐 을 한꺼번에 물 속 깊이 묻어두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 주산지를 마주한 이후다. 잡아보지도 못하고 놓친, 주산지의 속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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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적막하기 그지 없는 깊은 주왕산 뒤 켠에 위치한 주산지는 영화‘봄여름 가을겨울, 그리고 봄’에서 나오는 천진한 동자승마냥 신기함이 깃든 보물 같은 연못이다. 주산지는 조선 숙종(1721년) 때 완공, 제방길이 100m에 둘레 1Km로 학교운동장 크기에 불과한 조그마한 인공 저수지지만 300년 연륜이 느껴질 만큼 태고적인 깊이를 자랑한다. 저수지를 만든 목적은 물론 농사를 짓기 위함. 아 무리 가물어도 단 한번도 바닥까지 물이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원래 이 곳 주산지는 사진작가들에게만 알음알음 알려진 장소였지만, 앞서 말한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단번 에 유명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혹자들은 주산지를 두고 ‘이름만 있지, 가면 별로 볼게 없다’는 불평을 하기도 한다. 실로 사람들의 입을 타고 손을 타면서 약간은 신선함이 떨어진 면도 없지는 않지만, 태고적 인 자연의 신비로움은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오롯이 남아있다. 섬. 섬. 섬 … 연못 위에 나무 섬들이 알알이 박힌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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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를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것은 바로 왕버드나무. 이 곳 버드나무가 여타의 버드나무와는 다른 점은 하늘을 향해 꼿꼿이 가지를 뻗치고 있으면서 물 속에서는 강한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다는 것. 가만 기 자의 모습을 수면 위에 비춰본다. 수면 위, 그리고 물 속 깊숙이 마치 쌍둥이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선명하게 모습이 투영된다. 신비스러운, 아니 오히려 소름이 돋을만큼 신령스러 움마저 느껴진다. 아이들도 신나고, 연인과의 사랑도 활짝 열리는 초록빛 산책로까지 |
연못만 볼거리가 아니다. 주산지 북쪽 둘레에 산책로도 있는데 굴참나무, 굴피나무, 망개나무 잎 등 주위 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특이한 종류의 나무도 함께 볼 수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다. 물론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기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매력만점. 한 번 들어오면 다시는 돌아가기 싫 은 별천지에 온 것 마냥 고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에, 떠나온 속세의 묵을 때를 씻고 잠시 쉬어가기에 좋 은 곳이 바로 주산지다.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진 것처럼 힘든 무게감으로 누르던 그깟 고민거리 쯤이야 고 목나무 뿌리 따라서 깊이 묻어버리고 오자. 주산지로의 여정은 그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허나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청송의 매력적인 여정도 덤으 로 만날 수 있다. 바로 주왕산과 달기 약수탕이 다. 자 그럼, 청송여행은 다시 원점으로! ‘잘 생긴 주왕산’의 숨겨진 비밀을 속속 파헤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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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치엔 좋은 음식이 뒤따르는 것도 인지상정. 주왕산에 올랐다면 달기약수탕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다. 청송읍에서 동쪽으로 3km거리에 있는 달기약수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조선 철종 때, 금부도사를 지 낸 권성하가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마을 사람들과 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솟아 오르는 약수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물을 먹어보았더니 트림이 나오고 속이 편안하여 그 후 즐겨마셨다고 한다. 약수는 아 무리 가물어도 솟아나는 양에 변함이 없고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으며 빛과 냄새가 없다. 맛은 설탕을 제 거한 사이다 맛과 비슷하고, 약수로 밥을 지으면 밥이 푸른색을 띠며 찰기가 있다고 한다. 약수 속에 탄 산 철 성분이 포함돼있기 때문. 위장병, 신경통, 빈혈 등에 좋기에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이 곳 약수탕 을 찾는다. 달기약수와 닭이 만나면 삼복더위도 36계 줄행랑 |
달기약수탕은 원탕, 중탕, 상탕으로 불리는 나뉘어지는데 약수터를 따라서 음식점들이 몰려있다. 약수 한 사발 들이 킨 다음, 좋은 약수로 만든 닭백숙도 만나보고 가는 것이 주왕산 여행의 고정코스, 아니 청송 에 대한 예의다. 약수 닭백숙은 철분 함량이 많은 탄산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주어 고기 맛이 담백하고 먹기에 좋다. 일단 약수를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도 몸에 좋은데다 백숙에 황기, 대추, 엄나무, 두충, 녹두 를 넣어 닭이 알맞게 익으면 닭은 건져내 접시에 담아내고 국물에 쌀을 넣고 죽을 쑤어 식사를 겸하게 해 주어 영양만점. 약수로 끓인 것이라 약간 푸른색을 띠는데 육질이 쫀득쫀득할 뿐아니라 원기를 보충해 주 어 여름철 보양식으로 일품이다. 배를 다 채우고 나면 소화도 시킬 겸, 가까이 달기 폭포를 찾는 것도 좋 다. 2km에 이르는 계곡을 거쳐 폭포어귀에 접어들면 폭포 너머로 바라보이는 태행산 마루에 뜬 구름이 손 에 잡힐 것만 같은 정경이 펼쳐지는 달기폭포의 매력도 놓치지 말자. <여행 팁> - 청송 주왕산 가는 방법 1) 자가이용시 :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 -> 안동 -> 청송 방면 34번 국도 -> 37km -> 진보면 월전리에서 청송 방면으로 우회전 -> 31번 국도 -> 14.2km -> 청송 -> 4.6km -> 청운동에서 좌회전 -> 914번 지방도 -> 8.7km -> 주왕산 입구 주차장 2) 현지교통 : 청송읍내에서 주왕산, 달기 약수탕까지 시내버스 수시 운행. 절골계곡은 이전리행 시내 버 스 이용, 2시간 간격 운행 - 클릭! 주왕산 자세히 보기 - 클릭! 주산지 자세히 보기 - 클릭! 달기 약수탕 자세히 보기 - 주왕산 국립공원 등산코스 1) 가메봉 코스(13.5 km/ 5시간 10분) : 상의매표소-제1폭포-내원마을-가메봉-후리메기-상의매표소 2) 절골 코스(14.9.km/ 5시간 30분) : 상의매표소-제1폭포-내원마을-가메봉-대문다리-절골매표소 3) 장군봉 코스(11.6km/ 4시간 50분) : 상의매표소-장군봉-금은광이삼거리-제3폭포-상의매표소 4) 월외 코스(12.2km/ 4시간 30분) : 상의매표소-제1폭포-금은광이삼거리-너구마을-달기폭포-월외매표소 5) 주왕산 코스(9.3km/ 3시간 40분) : 상의매표소-주왕산-칼등고개-후리메기-제1폭포-상의매표소 - 달기 닭백숙 맛있는 곳 주왕산 국립공원 달기 약수탕 근처에는 닭백숙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보통 숙박도 함께 한다. 약수여관식당(054-873-2167)과 달기약수 닭백숙(054-873-2351)등이 유명하지만 어디를 가도 비슷한 맛을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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