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의 가장 일반적인 등산 코스는 매표소에서 대전사, 제1폭
포, 제3폭포를 지나 호젓한 산길을 따라 내원동까지 가는 것.
특히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한 기암괴석들 사이로 등산로가
나 있는 제1폭포 근처를 지날 때는 한여름에도 등줄기에 식은 땀
이 흐를 정도의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매표소에서 내원동까지는
느린 걸음으로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내원동은 주왕산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다.
제3폭포에서 1.2km쯤 떨어져 있는데 호젓한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이다. 이 마을에 살고 있
는 사람은 모두 10여 명. 주업은 밭농사지만 등산객들에게 숙박
과 음식을 제공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호롱불로 어둠을 밝힌다.
내원동까지 갔다가 매표소로 돌아올 때 다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또는 주왕산의 감춰진 비경을
제대로 살펴 볼 요량이라면 왕거암(해발 910m)과 제2폭포를 거치는 코스를 잡는 게 좋다. 내원동에서 왕
거암까지 오르는 약 1.5km 남짓한 가파른 코스만 통과하면, 마치 태고적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주왕산의
깊은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단, 3월부터 5월까지는 봄철 산불경방 기간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
서 등산을 불허할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문의, 허가를 받고 산행에 나서도록 한다.)
한편, 주왕산의 북서쪽 산기슭에는 "달기약수탕"이라 불리는 독특한 약수터가 여러 개 자리잡고 있다.
1800년대 중엽에 처음 발견된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약수터
다. 약수의 맛은 마치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을 지니고 있는데, 위장병을 비롯해서 신경통, 만성부인병,
빈혈 등의 치료에 특히 효험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약수로 밥을 지으면 초록색을 띠
며, 맨밥이 마치 찹쌀밥처럼 쫄깃쫄깃해지기도 한다. 가장 물맛이 좋다는 하탕을 기점으로 중탕, 상탕,
신탕, 성지탕 등이 모두 반경 1km 이내에 자리잡고 있다. 약수물을 이용해서 끓이는 황기백숙은 주왕산
의 대표적인 별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