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은 더 없이 푸르고 바람은 산들산들 불어대니 초가을은 여행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거기에 별미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요즘 우리 집안 식탁에는 갈치 요리가 자주 오르고 있다. 노릇노릇한 갈치구이에 짭조름한 갈치조림에 얼큰한 갈치찌개에 정신 팔리다 보니 살이 팍팍 찌고 있다. 그 비싼 갈치를 이리도 자주 먹을 수 있다니…. 그건 다 거문도에서 사온 갈치 덕분이었다. 초가을로 접어드는 계절의 문턱에서 전남 여수시 앞 바다에 떠있는 거문도와 백도 여행을 다녀왔 다. 2003년 봄, 2004년 가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방문. 거문도 출신으로 ‘남해안투어’라는 여행사를 운영하는 박춘길씨의 초청 덕분에 남들은 평생 한 번 가기도 어려운 곳을 벌써 세 번씩 이나 만났다. 특히 올해에는 거문도 등대에서 하룻밤까지 묵어보는 행운도 누렸다. |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거문도까지 가는 배 안에서 이생진 시인의 시집 ‘거문도’를 펼쳐든다. 이 생진선생은 충남 서산 출생이나 ‘바다와 섬으로 떠돌며 인간의 고독과 섬의 고독을 잇는 시’를 쓰는 시인이다.‘죽을 때까지 섬으로 떠나서 죽은 뒤에도 섬으로 남고 싶다는 섬시인’이다. 시집 ‘거문도’ 머릿말에서 시인은 이렇게 쓰고 있다. “아름다운 곳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시인의 몫이다. 거문도는 참 아름답다. 거문도에 가면 처음엔 자연에 취하고 다음엔 인물에 감동하고 나중엔 역사에 눈을 돌린다. 거문도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그 자연을 아름답게 키우는 강인한 생명력이 있다. 그것은 우리 나라 무인도 중 가장 아름 다운 백도의 실력이다.” 젊은 날의 여행은 무작정 훌쩍 떠나는 것이 다반사였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여행을 떠나기 전 목적지를 소재로 다룬 시집이며 수필집 등을 챙긴 뒤 현장에서 다시금 반추해보는 습관이 생겨 났다. 배낭 하나만 덜렁 메고 떠난 때보다 느낌의 폭은 한결 넓고 깊어진다. 많은 사람들의 발걸 음이 해외로만, 나라 바깥으로만 향하는 요즘 나라 안의 명소들은 찾아주는 이 없어 외로움에 떨 며 눈물짓는다. 시인과 소설가, 수필가, 음악가, 화가 등 다수의 예술가들이 자신이 태어난 고향 이나 자신이 여행한 고장을 소재로 작품들을 남긴다면 그들의 예술혼을 공감하기 위해 구석구석 이 산하를 누비는 여행자들이 한결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
|
|
|
|
'여행지 소개 > 전라남도 여행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양 여행 2탄 (0) | 2008.03.29 |
---|---|
영광의 여행 (0) | 2008.03.29 |
담양 창평 삼지천마을과 강진 병영마을 옛 돌담길 여행 (0) | 2008.03.29 |
여수의 동백꽃 여행 (0) | 2008.03.29 |
신안의 증도 섬 여행 (0) | 2008.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