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경상남도 여행지

산청 지리산 여행

방낭자 2008. 3. 28. 05:44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동쪽에 자리한 경남 산청. 산이 얼마나 높고 푸르러 ‘산청’이라 했던가.
수도권에서 산청을 가자면 당일로는 무리이다. 적어도 1박2일 여정은 잡아야 산청의 속내를 조금이
나마 들여다볼 수 있다. 길은 매우 편하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이용, 산청나들목이나 단성나
들목으로 나가면 산청군 속내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다.
밤머리재에서 바라본 산청의 산하

산청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지는 삼장면 유평리의 대원사이다. 대형버스는 대원사 입구 매표소까지 만 갈 수 있고 승용차는 대원사 일주문 바로 앞까지도 갈 수 있다. 그 거리가 십리길이니 단체여행 자들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질 터이다. 그래도 대원사계곡을 따라 진입로에는 보도블럭이 예쁘게 깔 려있고 그 위를 낙엽들이 소담스럽게 덮어주고 있다. 산모퉁이를 돌아 대원교를 건넌뒤부터는 평자와 다름없는 계곡이 이어지고 주변은 금강송이라 불 리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도열, 울울창창한 숲길을 만들고 있다. 대원사는 조계종 제 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며, 경남 양산의 석남사, 충남 예산의 견성암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비구니 참 선도량이다. 그러니 곳곳에 정갈하고 단아한 멋이 배어있다.
방장산 대원사유평리 꿀사과

‘방장산대원사’라고 쓰여진 화려하고 웅장한 일주문을 지나고 천왕문을 지나고 2층 누각인 봉상 루를 통과한 다음 대웅전 앞마당에 들어서면 대웅전과 원통보전이 또 다른 계단 위에 자리잡고 있고 비구니 도량답게 잎이 무성하고 키가 큰 파초들이 단풍과 낙엽 사이에서 맑은 초록빛을 발산한다. 키가 큰 은행나무는 그 풍경에다 황금빛을 더해주고 있어 대원사는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절경 의 빛깔을 선사한다. 대원사는 신라 진흥왕 9년(548) 연기조사가 창건하면서 이름을 평원사라 했다고 한다. 그 뒤 오랜 세월 동안 폐사되었다가 조선 숙종 임금 때 운권이 다시 절을 짓고 대원암이라 했으며 고종 27년 에 대원사로 이름을 바꾼 내력을 지니고 있다. 대원사 답사를 마치고 계속 산속으로 이어진 길을 올라가면 유평리 꿀사과마을이다. 대원사 앞 주 차장에서 지리산 천왕봉 등산로가 시작되는 마지막 집까지의 거리는 4km이다. 차로 씽씽 달리기보다 는 주변 풍광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올라가야 좋은 소로이다. 지금은 폐교된 삼장초등학교 유평분교 주변에는 음식점들이 여럿 있다. 이 마을에서부터 삼거리를 지나고 새재마을까지 이어지는 길 양편에는 사과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다. 이 사과들을 지리산 유 평계곡 사과라고 부른다. 또는 산청 꿀사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11월말에서부터 12월초에 사과를 딴 다. 산청 꿀사과는 지리산 산록변의 고지대에서 자라 당도가 매우 높다. 파란 지리산의 하늘, 갈색 낙엽 사이에서 산청 꿀사과는 핏빛 단풍 같은 붉은 색을 마음껏 토해낸다. 한 입 베어물면 그 자리 에서 꿀이 입안 가득 고일 듯한 기분이다. 산청 꿀사과마을 주민들은 지리산을 찾는 여행자나 등산객들을 상대로 음식도 팔고 민박도 받으며 생활한다. 대부분 음식점과 민박을 겸하고 있는 것이다. 비둘기봉 산장만 해도 산채비빔밥이며 라면 도 끓여주고 방은 8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민박집에서 하루자고 해가 뜨자마자 천왕봉 등산에 오 르면 해질 무렵까지는 충분히 돌아올 수 있다. 마을 길 여기저기에 천왕봉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표 식들이 잘 만들어져 있다. 봄이면 야생화가 만발하고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모여들고, 가을이면 오색 단풍이 아름다운 유평리 꿀사과마을. 겨울에는 찾는 이가 드물어도 눈만 내리면 주민들이 열심히 제설 작업을 하는 곳이다. 양지바른 산장에서 폭설이 내린 뒤의 고요함을 맛볼 계획이라면 그날 또 이 산골마을을 찾아가도 좋 을 일이다. 이번에는 내원사로 발길을 돌려본다. 대원사 입구에서 진주 방면으로 덕천강을 끼고 조성된 59번 지방도를 따라 5km 가량 남쪽으로 내려가면 내원사 입구와 마주친다. 산청군 삼장면 대포리, 장당골 과 내원골이 합류하는 지점에 절묘하게 위치한 절이 바로 내원사이다. 신라 태종 무열왕 때 무염국사가 창건하여 덕산사라 했으나 그 뒤 원인모를 화재로 전소되어 그대 로 방치되었다가 1959년 원경스님에 의해 다시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그때 절 이름도 내원 사로 개명했다. 내원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절에 들어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반야교 이다. ‘반야’란 지혜를 의미한다. 세속의 모든 번뇌를 잊어버리는 지혜를 얻고 천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환희를 느껴보 기에 좋은 곳이다. 일주문이나 불이문 간은 입구도 없어 곧바로 맞닥뜨리는 경내. 작은 장독 위에는 감장아찌를 만들기 위해서 인지 썰어놓은 감조각이 산바람 속에서 때깔 곱게 말려지고 있다. 계곡의 물소리가 쉼없이 들려 사찰이 마치 물 위에 떠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원사 장독덕천서원의 뜰
대웅전 앞마당은 단풍나무가 둘러싸고 있고, 대웅전을 중심으로 비로전, 산신각, 칠성각 요사채가 빼곡히 모여 있다. 대웅전 옆에는 삼층석탑이 소박한 자태로 서있다. 내원사 비로전에 봉안된 비로 자나불도 꼭 살펴봐야 한다. 이 석불은 혜공왕때 만들어진 것으로 내원리 석남암사지에 있다가 내원 사로 옮겨졌다. 이밖에 시천면으로 가면 덕천서원, 단성면으로 가면 보물로 지정된 두 기의 삼층석탑이 남아 있는 단속사지,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를 가져와 처음 심었다는 목화시배지, 성철 스님의 생가터에 세워진 겁외사 등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여행메모(지역번호 055) : 산청군청 문화관광과 관광행정 담당 970-3544 문화공보 담당 970-3220.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산청행 직행버스가 떠난다. 진주에서 산청까지는 직행버스가 자주 다닌다. 승용차로 갈 경우 대전 - 통영 간 고속도로를 타고 산청나들목으로 나간 다음 59번 국도를 타면 대 원사, 내원사로 갈 수 있다. 단성나들목으로 나가면 목화시배지와 겁외사 가 가깝다. ◆숙박시설 : 산청읍에 낙원장여관(972-7862), 산청파크장(973-2955), 삼성장여관(973-2417), 영남장여관(972-6767) 등이, 단성면에 구만장여관(973-6461), 단성장여관(973-6616), 삼광파크여관(973-6070) 등이 있다. ◆맛집 : 송림산장식당(산청읍, 한방오리탕, 972-2988), 구만횟집식당(단성면, 민물고기조림, 972-5021), 진미영양돌솥밥(단성면, 돌솥밥, 972-9005), 향목정(단성면, 유황오리전골, 972-9944), 계곡식당(시천면, 염소불고기, 972-1441)< 팔도한우촌(시천면, 쇠고기국밥, 973-009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