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강원도 여행지

홍천 내면 3둔 ( 三屯 )

방낭자 2008. 3. 28. 19:15
홍천군 내면 3둔(三屯)
  오지 중의 오지 3둔 4가리. 일부는 도로가 뚫려 속세와 만나게 됐지만 3둔4가리는 아직까지 오지여행
의 대명사로 꼽힌다. 3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生屯), 달둔(達屯), 월둔(月屯)을, 4가리는 인제
군 기린면의 아침가리(조경동), 적가리, 연가리, 그리고 홍천군 내면의 명지거리(명개리)를 말한다. 예언
서 정감록에는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곳-피장처로 3둔4가리를 꼽고 있을 정도이다. "둔(屯)"은 산기슭
의 펑퍼짐한 땅, "가리"는 계곡 안의 살만한 땅을 뜻한다. 사방이 험산으로 둘러싸여 바깥으로 노출이 안
되는데다 물이 있고 경작 가능한 땅이 있어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곳, 그러니 온 세상에 난리가 
나도 능히 숨어살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방태산, 구룡덕봉, 가칠봉, 개인산 등 해발 1천2백∼1천4백m
급 고산 자락에 깃들어 원시의 자연미를 고스란히 보존한 채 세속의 접근을 거부하고 그곳에 삶의 터전
을 잡고 사는 주민들은 3둔4가리의 속내가 속세에 알려지는 것을 극구 사양한다. 그러나 산골 마을 사이
로 포장도로가 생겨나면서 3둔4가리는 피장처가 아니라 피서를 겸한 트레킹 명소로 변신하고 있다. 3둔 
가운데 여행대상지로 추천되고 일반인들이 대중교통이나 승용차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살둔
이고 4가리 중에서는 방태산휴양림이 들어선 적가리 정도이다.
내린천이 흘러가는 미산계곡 살둔마을의 고즈넉한 풍광
살둔마을을 소개하자면 내린천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내린천은 계방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자운천 과 오대산 자락에서 흐르는 계방천, 그리고 점봉산에서 발원한 방태천이 합류, 50여km를 흘러내려 소양 강 상류 합강에 이르는 하천이다. 내린천의 기점은 홍천군 내면 광원리 모래소 위쪽, 종점은 인제군 기린 면 현리 소양강 합류점이며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서 각각 한 글자씩을 따 이름이 지어졌다. 내 린천은 모래소를 지나고 동강의 뼝대(벼랑) 같은 절벽 지대도 통과하면서 인제군으로 넘어가기 직전 살둔 마을을 만난다. 안동 하회마을처럼 물도리동을 이룬 살둔마을 앞 강변은 무지한 여행자들의 환경오염을 철저히 거부하는 곳이다. 56번 국도가, 446번 지방도가 지금처럼 포장되지 않았더라면 살둔은 오래오래 은둔의 땅으로 남았을 터이다. 지난 95년 56번 국도가 완전 포장되면서 살둔은 도시인들의 접근을 허락했 다. 대표적 오지 중의 하나였던 살둔마을 가구 수는 지금도 고작 8가구 정도에 불과하다. 밭농사 짓는 것 이 주된 수입원이다.
살둔(생둔) 초입에 위치한 살둔산장
살둔마을 정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살둔산 장이 그곳에 있어서이다. 율전리에서 흘러내린 계곡물 이 내린천과 합수하는 지점 강변에 산장은 2층집 구조 로 서있다. 이 집은 1985년 윤두선이라는 사람이 처음 지었다. 통나무를 귀틀집 방식으로 올렸으며 2층 다락 방이 독특한 외양을 이룬다. 다락방은 사방에 유리창 문이 달려 늦잠을 잘 수 없는 곳이다. 앞 뒤 문을 열 어놓으면 시원한 계곡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온다. 함석 지붕이라 실내가 더울 듯하지만 안으로는 피나무 껍데 기 등을 잘라 붙여 열기를 막아낸다. 그 독특한 건축 양식 덕분에 이 집은 모 출판사가 펴낸 "한국의 살고 싶은 1백대 집"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1층 전면 에는 툇마루가 둘려있는데 큰 방 앞에는 난간이 달려있고 거기에 응접세트가 하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 다. 툇마루나 난간 적당한 곳에 편한 자세로 앉아서 소나무향기, 내린천 물소리, 산새소리를 듣고 있으 면 욕심과 근심이 깨끗이 사라진다. 산장 손님의 90%는 산사람들이고 나머지 10%는 일반여행자들이다. 이 곳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은 다른 민박집 이용자들과 달리 내 것 네 것 없이 한 식구로 어울린다. 살둔은 그런 공동체의식을 덤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살둔산장 앞을 흐르는 물은 인제군 상남면의 미산계곡으로 흘러간다. 월둔은 살둔으로 들어가는 신선타운 삼거리에서 삼봉휴양림 방면으로 1km 가량 가다가 왼쪽의 월둔교 를 건너야 한다. 다리를 지나고 민가가 끝나는 지점에 자동차 통행을 제지하는 차단기가 서있다. 그 안쪽 이 월둔골이고 계속 산길을 올라가면 구룡덕봉과 아침가리로 이어진다. 매년 5월말일까지는 영림서에서 산불예방을 이유로 통행을 금지시킨다. 그 뒤에도, 피서시즌을 포함해 연중 외부차량의 출입이 통제된 다. 월둔골 안에 이 마을 사람들의 식수원이 있어서 그렇다. 일부 몰지각한 여행자들이 청산가리를 풀어 열목어며 산천어 씨를 말리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려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차단기 옆에 사는 정 대원씨는 들려준다. "배낭 메고 걸어들어가는 것까지야 어떻게 말리겠습니까만 그래도 우리 동네 사람들이 보면 꼭 묻습니다. 우리의 식수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죠." 차단기를 지나 아침가리와 구룡덕봉으로 갈리는 월둔고개 삼거리 지점까지는 도보로 1시간 가량 걸린다. 임도가 잘 닦여 있기는 하지만 승용차 통행은 어림없는 길, 4륜구동차라야 겨우 갈 수 있다. 그마저 마 을 사람들이 통제하므로 월둔골은 물놀이피서지로 적당하지 않고 다만 구룡덕봉 등산이나 아침가리로 넘 어가려는 사람들의 트레킹 코스 중 일부라 하겠다. 해발 1,388.4m의 구룡덕봉 정상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대청, 중청, 끝청, 귀때기청 등 설악의 준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평지를 이룬 정상에는 쥐오줌풀이 군 락을 이뤄가며 피어있다. 사방을 둘러보면 양양 앞바다며 오대산, 계방산 그리고 홍천과 인제의 산하들 이 가슴으로, 가슴으로 가득가득 밀려든다. 남쪽 비탈길로 1백m만 내려가면 샘물이 하나 있어 목을 축이 기에 좋다.
  달둔을 가자면 월둔교에서 삼봉휴양림 방면으로 올라가다가 홍천학생야영장, 칡소폭포 입구, 하얀 민박
집을 차례로 지난다. 민박집을 지나자마자 얼마 못가 오른쪽 계방천 위로 작은 다리가 하나 있다. 달둔교
라는 이름의 이 다리를 건너서 우회전, 시냇물을 따라 3km 가량 산 속으로 가면 달둔이다. 민가는 전혀 
없고 채소밭이며 묵은 밭, 집터 등만 남아있다. 이곳 역시 승용차는 통행불능이고 텐트칠 자리조차 마땅
찮다. 국도변 적당한 곳에 주차를 시켜놓고 걸어들어가서 바위가 좋은 곳에 진을 치는 것이 현명하다. 아
니면 하얀 민박집 바로 아래 계방천 물가에서 한나절의 무더위를 식혀도 좋을 듯싶다.
삼봉자연휴양림에서의 숲해설 시간달둔(達屯) 인근의 하얀집 민박
<여행메모> ◆가는길 : 영동고속도로 속사나들목을 빠져나간 다음 운두령 고개를 넘는다. 홍천군 내면 창촌리에서 56번 국도를 타고 삼봉자연휴양림 방면으로 오르자면 광원리가 나타난다. 이곳의 신선타운 휴게소에서 좌회전하면 살둔마을과 미산계곡으로 갈 수 있고 그냥 국도를 따라 직진하면 월둔마을 앞, 달둔 입구를 지나 삼봉휴양림 입구에 닿는다. 이 길은 미천골자연휴양림 입구 를 지나 양양으로 이어진다. ◆숙 박 : 살둔산장(033-435-5928)이나 삼봉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435-8536), 휴양림 내 삼봉산장 (435-8535) 등을 이용한다. 월둔마을에는 숙식시설이 없고 달둔 입구 56번 국도변에 하얀집 민박(435-8975)이 있다. ◆맛 집 : 광원리에 운형식당(033-435-7838), 동명양어장(435-7210), 신선타운(435-8702) 등의 맛집이, 삼봉휴양림 입구에 삼봉통나무산장(435-2829) 등이 있다. 이승복반공기념관에서 운두령 1,089m) 방면으로 2km 올라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운두령마을"(332-9114)은 전통장류 판매 단지이면서 송어회를 곁들여 된장찌개도 나오는 운두령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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