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경상남도 여행지

남해 1024번 해안도로 여행

방낭자 2008. 3. 28. 05:35

풍경이 있는 여행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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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 1024번 해안도로, 감추어둔 비경
망운산 철쭉 군락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조물주가 편애한 땅인 듯, 볼거리가 몰려 있는 지역을 간혹 만나게 된다. 갈 곳이 넘 쳐 나는 이 지역들은 한번 여행으로 경이로운 그 모습을 모두 보고오기 어려운 곳들이다. 경상남도 남 해도 그 중 한 곳이다.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돌아보는 곳곳이 모두 사진 명소일 만큼 아름다 운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다. 거기에 계절의 붓칠까지 더해져, 봄날의 남해는 어느 곳 하나 버 릴 곳이 없다. 새로 놓인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도 보고 보리암과 물미해안도로 등 굵직한 볼거리들을 보고왔다해서, 남해를 다 여행했다 말하지 말자. 유명세에 밀렸을 뿐이지 그보다 못하지 않은 남해의 볼거리들이 줄줄 이다. 이번에 떠나보는 남해 여행에선 1024번 해안도로를 따라 숨겨진 남해의 비경들을 만나본 다.
물건리 어부림(좌)과 남면 평산의 바다풍경(우)

정겨운 농촌마을, 가천 다랭이마을 남해에는 해안관광도로가 두개 있다. 하나는 물건항과 미조항을 잇는 물미해안도로(3번 국도)로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되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이 빼어나다. 다른 하나의 해안관광도로는 남해읍 남면의 해안 을 구비구비 따라가는 남면해안관광도로(1024번 지방도로)인데, 물미해안도로보다 뒤지지 않는 명소들 이 산재해 있다. 이 도로 최남단에 위치해 있는 가천마을은 일명 다랭이마을로 불리고, 가천을 지나 항촌, 사촌 등 아름답고 고즈넉한 어촌 마을들이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경사진 산비탈을 일구어 만든 계단식 논과 밭을 다랭이(다랑이)라 부른다.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고 경사진 고랑길 때문에 일일이 지게로 날라야 하는 수고로움 탓에 언제부턴가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이 농작지는 농부의 부지런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쌀 한톨이 귀하던 옛시절에야 척박한 이 땅에도 열심 히 농사를 지었겠지만, 쌀 걱정 없는 세상이 도래하면서 농부들은 더 이상 생산적이지 않는 노동에 매 달리지 않는다.
가촌다랭이마을 풍경. 밭에서 딴 마늘쫑을 다듬는 막걸리집 주인할머니(좌)

도시에서 낳고 자란 기자가 실제로 다랭이밭을 처음 본 것은 국내가 아니라 발리 등의 동남아사아에서 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그 모습을 드디어 이번 남해 여행에서 마주하게 된 것이 다. 농부의 정성이 듬뿍 담긴 아름다운 다랭이밭이 이렇게 남아있었단 말인가. 처음 마주하고서는 그 저 푸르름이 층층이 이어지는 그 특이한 모습에만 눈길을 빼앗겼다. 계단식으로 들어선 다랭이밭에는 남해의 온 대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마늘이 촘촘히 심어져 있다. 마 을 안으로 들어서서야 다른 곳이 아닌, 남해에서 다랭이밭을 마주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 답은 이곳의 부지런한 농부들이 쥐고 있었다.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 세상이 돌아왔다 해도, 아무리 비탈길의, 아무리 작은 다랭이밭이라 해도, 놀리지 않고 부지런히 농사짓는 성실한 농부들이 이곳 남해 의 농부들이다. 그들의 근면함 덕으로 다랭이밭의 농산물들이 푸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것이리라.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부지런한 농부들이 사는 곳이 남해일 거라는 지인의 말이 다시금 되새겨진다.
남해 남면 1024번 해안도로를 달리면 만나게 되는 사촌마을(좌)과 가천다랭이마을(우)

설흘산과 용봉산을 위로 두고, 도로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는 언덕배기에 가천마을과 다랭이밭이 함께 들 어서 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좁은 골목길을 구석구석 누비며 집 구경도 하고, 암수바위나 밥무덤 같 은 재미난 관광지도 둘러본 후에, 시골할매 막걸리집의 평상에 앉는다. 밭에서 막 뽑아온 마늘쫑에 된 장 찍어 안주 삼고, 컬컬한 막걸리를 한 사발 들이킨다. 가천마을의 여느 집들처럼 막걸리집 담 너머에 도 남해의 푸른 바다가 걸쳐 있다. ▷다랭이마을 자세한 정보 보기
망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광양 방향

하늘이 내린 남해바다 전망대, 망운산 자고로 산이란 정상에서 내려다볼 때 시원하게 바라보이는 조망이 좋아야 한다. 힘들게 올랐던 수고로 움이 경치를 보는 순간 시원하게 풀리기 때문에, 산을 오른 맛의 절반 이상은 정상의 경치가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운산(해발 786m)은 무엇보다도 전망에 있어서 남해바다 최고라 말할 수 있는 산 이다. 가천마을에서 1024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다. 망운산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자면, 저 멀리 서북쪽으로 어슴프레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하 동의 금오산, 광양의 백운산 등 남해를 애워싼 한반도 남쪽의 산봉우리들이 사방면에서 파노라마로 펼 쳐진다. 그뿐인가, 바다를 바라보면 시야는 더욱 넓다. 서쪽으로는 전남의 광양, 여수가, 동쪽으로는 사천, 고성의 섬들이 올망졸망히 떠 있어, 남해안 중심의 경치를 말 그대로 한눈에 목도할 수 있다. 비 행기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고서야 이런 탁월한 전망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하늘이 내린 천 혜의 자연 전망대에 탄복이 절로 난다.
봄날 남해의 대지는 자운영밭(좌) 아니면 마늘밭(우)이다.

5월의 망운산은 더욱 특별하다. 산행길 뿐 아니라 정상부에 넓게 자리한 철쭉 군락에 꽃분홍 꽃망울이 일제히 터져 봄기운이 물씬하다. 꽃구경, 경치구경에 하루 해가 짧으니, 철쭉 꽃 너머 남해바다로 붉 은 해가 지는 일몰까지 보고 하산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1024번 해안도로에서부터 등산할 경우 4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다소 험한 코스라 만만히 볼 수 없는 산 행길이지만, 망운산 중턱에 위치한 화방사까지 차로 갈 경우 1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마저 도 부담스럽다면 정상까지 계속 길이 나있기 때문에 아예 승용차로 이동할 수 있어 시간이 넉넉치 않거 나 가족을 동반한 여행객들에게 반가운 일이다. 특히 일몰을 보고 하산한다면 차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 하다. 서면 중리마을에서 KBS중계탑 방향으로 끝까지 오르면 망운산 정상이나, 가파른 길이니 운전에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망운산 자세한 정보 보기
호구산에 위치한 남해 용문사 풍경. 푸른 차밭이 인상적이다.

용문사, 계곡물 시원하고 녹차밭 푸르른… 온통 마늘밭 아니면 자운영밭인 남해의 들녘은 봄볕으로 더욱 화사하다. 1024번 도로를 달려 들녘을 지 나 호구산(550m)으로 오르려니 오월의 녹음이 마냥 싱그럽다. 계곡소리 시원한 차도를 오르면 산 속에 파묻힌 용문사를 만나게 된다. 숲의 정취와 어우러진 용문사 뒷편으로는 녹차밭이 넓게 자리하고 있 다. 산의 정기와 차밭의 푸르름을 느껴보기에 이만한 사찰이 없을 것 같다. 산신각 뒤로, 파릇한 새순 이 돋아나는 차밭을 따라 올라서면 숲과 사찰 그리고 남해바다가 만들어내는 정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용문사를 애워싼 호구산, 금산의 산줄기들이 삼각형을 이루고 그 가운데에 호수처럼 담겨있는 앵강만 의 남해바다가 들어가 있다. 용문사에는 볼거리도 풍성하다. 임란 때 소실되었다가 숙종 때 재건된 천왕각에는 사천왕이 모셔져 있 는데, 탐관오리를 발로 밟고 있는 특이한 모습에서 민초들과 가깝게 지내온 용문사의 이력이 느껴진다 불자가 많아 법당이 비좁아 뜰에서 법회를 올릴 때 부처님 상을 내걸었던 괘불대, 임란 때 1,000명의 승병들의 밥을 퍼 담아 쓰던 거대한 구시통(밥통) 등도 흥미롭다. ▷용문사 자세한 정보 보기
남해별곡 낚지볶음
유용한 정보 ▷문의: 남해군 문화관광과 055-860-3228 ▷먹을거리 남해별곡: 망운산 아래 남해스포츠파크 인근에 위치한 남해별곡은 호수처럼 잔잔한 남해바다를 바라보는 운치 있는 흙집이다. 경치와 인테리어 만큼이나 뛰어난 산낙지가마솥볶음은 이곳의 별 미로,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아 개운한 맛이 우 수한데, 맨끝에 볶아먹는 밥맛이 일품이다. 유자꽃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유자주도 맛볼 수 있다. 산낙지볶음 3만원(4인분). 문의: 055-862-5001 ▷잠잘 곳 남해스포츠파크: 관광호텔 가격으로 투숙하면서 특급호텔에 준하는 여러 가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해수사우나, 실내수영장, 해안산책로, 휘트니스클럽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문의: 055-862-8811 ▷찾아가는 길 *남해대교로 들어오는 길 대전진주간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하동IC-19번 국도-남해대교-남해읍-1024번 지방도로 *창선,삼천포대교로 들어오는 길 대전진주간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사천IC-3번국도-사천읍-삼천포항-창선,삼천포대교-미조항에서 19번 국도-이동면에서 1024번 지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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