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강원도 여행지

대관령 목장 여행

방낭자 2008. 3. 28. 19:27
@ 그 곳에선 눈이 열린다 - 가을에 찾는 삼양 대관령 목장

 
“가을동화” “연애소설” “중독” “야인시대” “이중간첩” “태극기 휘날리며” “바람의 파
  이터” “임꺽정". 최근 몇 년간 삼양대관령목장을 거쳐간 영화와 드라마의 간단한 컬렉션이다.
  어떤 곳이길래 이렇게 많이 스크린과 공중파를 탔을까.
 

 
해발 850m ~ 1,470m의 대관령 고원 지대, 굴곡진 산과 언덕을 모두 푸른 초원으로 만들어버린 엄청
  난 목장, 이른바 동양 최대 규모라고 하는 곳이 삼양 대관령목장(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2리)이
  다.
  한때 구제역 파동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가 (주)해피그린에서 목장길만을 임대, 2002년
  9월부터 일반인들에게 다시 개방하고 있다. 1970년대 삼양식품 전중윤 회장이 시작한 목장은 100만
  평의 사유지와 5년마다 재임대계약을 맺는 국유지 500만평의 합, 총 600만평의 광대한 고원 지대에
  펼쳐져 있다. 목장 내 순환도로의 총 길이가 22k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세계는 그 안에 폭 파묻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분전환이 된다.
<목장길 풍경>

목장으로 진입하는 길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다. 겨울이면 흰 눈과 스키장의 천국으로 변모하 는 횡계에서 포장도로 약 2.5km, 비포장도로 약 5km, 총 8km에 가까운 거리를 구불거리며 들어가는 길은 실제 거리보다 훨씬 멀다. 목장 입구에서는 (주)해피그린에서 나온 직원들이 지도를 나누어주 며 코스를 안내하고 들여보낸다. 목장 내의 드라이브코스는 모두 비포장도로로, 승용차로도 통행할 수 있으나, 상태가 좋지 않은 곳 들이 꽤 많으며 서로 교차하기 어려운 좁은 길도 많다. 그래서 입구에서는 대개 우측코스로 들어가 1단지~동해전망대~2단지를 거쳐 내려오는 코스를 권장한다. 가능하면 일방통행처럼 다니며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이지만, 이 권고를 듣지 않는 차들이 많아 가끔 차량사고도 일어난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은서.준서 나무><영화 연애소설의 나무>

매표소를 거쳐 목장으로 오르면 삼거리가 나오며 여기서 1단지 쪽으로 오른다. 100m 진행하면 하늘 이 트이며 드라마 “가을동화”의 “은서 준서 나무”가 시야에 들어온다. 부드러운 곡선의 구릉아 래로 원근감을 주며 서로를 향해 휘어져 있는 두 그루의 멋진 나무, 드라마에 어울리는 낭만의 풍 경이다. 여기서 1단지를 거쳐 동해전망대 방면으로 본격적인 오르막길을 가면 오른편으로 홀로 우 뚝 솟은 나무 한 그루를 만날 수 있다. 이른바 “연애소설”나무. 나무도 나무려니와 시원스럽게 펼쳐진 주변의 초원과 구릉이 보기 좋다. 이렇듯 영화와 드라마 때 문에 이름을 얻은 나무들, 이 나무들은 이제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동해안쪽 구름바다>

동해전망대로 향하면 전망이 트이며 은서. 준서의 자전거길을 거쳐 완만한 언덕길을 하염없이 오르 게 된다. 날씨 맑은 날이면 말 그대로 동해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동해전망대는 안쪽으로도 목장 을 널리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쉼터이다. 인공적인 목장이되 이제는 자연과 많이 동화된 듯한, 아니 자연에 많이 흡수된 듯한 멋진 전망, 이곳에 목장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안목과 노력에 감탄하게 된 다. 대개 여유가 없다면 이 곳에서 다시 되돌아 내려가는 것이 좋으며, 한번 일주하겠다고 하면 여기서 부터 길 사정이 더 좋지 않으므로 조심해서 진행 하여야 한다. 순환도로를 따라 매봉(1,173m) 입구 를 지나면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내리막길 직전, 매봉 입구의 언덕 위에서 목장 전체를 조망해 보 는 것도 좋다. 평균 1,000m 내외의 푸른 초원이 중첩되며 멀리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발길을 붙들고 놓지 않는다. 2단지를 거쳐 원앙새 서식지라는 삼정호, 길게 내려가는 계곡길을 따라 목을 축이듯 깨끗한 물구경 을 할 수 있다. 목장이 들어서는 바람에 계곡이 자연스럽게 보호되면서 열목어도 자기 세상처럼 편 안한 수중생활을 하는 아기자기한 계곡길이다.
<청연원 풍경>
다시 사무실과 청연원으로 내려서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여유있게 구경하면 3시간은 충분히 걸리는 거 리이며, 전망대 일대나 매봉 입구쪽에서 목장 을 전망하며 기분 좋은 낮잠이라도 잔다면 얼 마나 더 걸릴 지 알 수 없는 긴 코스이다.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 길이 질퍽해지는 3~4월 정도를 제외 하면 사철 서로 다른 아름다운 풍 경을 보여 주는 목장, 코스가 아름답고 전망이 시원한 대관령 목장이지만, 목장 본연의 일에 서 예전의 영화와 활기를 찾기는 조금 힘들다. 젖소의 사육과 유지비의 압박, 게다가 구제역 파동으로 인한 한바탕의 난리때문에 젖소와 일하는 분들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 활로의 일부를 관광 쪽으로 모색하면서 드라마, 영화 촬 영도 늘고 숙박 시설도 차츰 건설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그 때문에 길 주변의 초지가 훼 손되거나 오염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낭만의 여행지를 계속 유지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목장 방문시에 기본적인 예의와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을 갖고 목장 본래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마음 씀씀 이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삼양 대관령목장은 관광지가 아니라 분명 목장이다. 우리는 그저 그 일부를 잠깐 엿볼 뿐인 것이다. 가 는 길 :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나와 횡계로 들어간다. 송천을 건너 횡계초등학교 방면의 길 을 따라 약 7~8km 들어가면 목장 입구가 나온다. 목장안에서는 지정된 길을 따라 다닐 것이며, 길이 아닌 곳으로 함부로 들어가지 말 것. 사고가 나거나 바퀴가 빠져 못나오는 경우가 많다. 대중교통은 서울 강변역터미널에서 횡계경유 속초, 강릉 방면의 시외버스를 이용, 횡계 에서 하차한 후 택시 이용. 버스는 없다. 잠 잘 곳 : (지역번호 033) 목장 자체 내의 민박 시설(336-0885~6)을 이용할 수 있다. 깊은 산 속 목장 안에서 청 정한 밤하늘 별을 보며 자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되겠다. 예약 필수. 횡계는 겨울 스키의 천국이므로 다양한 숙박시설들이 발달해 있다. 대관령호텔(335-3301), G&B하우스(335-4450), 신세계대관령콘도(335-4450), 청록원펜션 (335-6211) 등이 좋다. 맛 집 : (지역번호 033) 횡계에는 동해안과 스키장으로 향하는 도시인들 때문에 많은 음식업소들이 성행하고 있 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겨울 황태를 재료로 한 황태구이 요리가 별미로 자리잡 고 있다. 황태회관(335-5795), 송천회관(335-5942) 등 여러 음식점들에서 내는 황태구이는 한 겨 울에 눈속에서 말린 황태와 달콤새콤한 양념이 도시인들의 입맛에 맞춘 느낌이 들 정도 로 인상적이다. 같이 나오는 황태국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