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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 겨울 철새여행

방낭자 2008. 3. 28. 05:52
새를 찾아 나서는 여행, 즉 탐조여행(探鳥旅行)만큼
감동적이고도 낭만적인 여행은 없다.

새는 그 자체가 살아 꿈틀대는 자연이고, 탐조여행은
생명력 넘치는 자연과 하나 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수많은 새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광경은 어떤 자연풍광보다도 더 큰 감동과 경이를
안겨준다.


또한 창공을 힘차게 가르며 날아가는 철새들의 날갯짓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시 생활에 메마르고 짓눌린
가슴이 시원스레 뚫린다. 

해마다 가을바람이 소슬해지는 10월 하순이 되면 머나먼 시베리아 땅으로부터 수백종의 철새가 날아들기
시작한다. 고니,기러기, 청둥오리,고방 오리, 가창오리등의 겨울철새들이 겨우내 머물게 될도래지는 우리
나라 각지에 흩어져 있다. 특히기온이 따뜻하고 강, 호수, 늪 등의 습지가 많은 경상남도 일대에 대규모
겨울철새 도래지가 여럿있다.
그중에서도 창녕의 우포늪, 창원의 주남저수지, 부산 의 낙동강 하구 등은 전국적으로 소문난 겨울철새 도 래지이자 탐조여행의 명소로 손꼽힌다. 창녕 우포늪은 경남 창녕군의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의 세 개 면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늪지대이다. 가장 큰 우포를 비롯해 목포, 사지포, 쪽지벌의 네 늪 으로 이루진 이 늪지대는 지금으로 부터 약 1억4천만 년 전에 생겨났다고 한다. 우포늪에는 430여 종의 식물과 우리나라 수생식물 종류의 50~60% 가량이 분포돼 있다. 그야말로 "수생식물의 보고"인 셈이다. 또한 옛날부터 많은 겨울철새들이 찾아와 월동을 하기 때문에 지 난 1962년부터 1973년까지는 이 늪지대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급속도로 진행된 개발과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이곳에서는 한동안 겨울철새들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가 몇 해 전부터 다시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곳의 탐조 포인트는 역시 우포늪의 제방이다. 숨소리조차 죽이며 조심스레 둑위에 올라서면 고니, 기러기, 청둥오리 등이 수백 마리씩 무리를 이룬 채 수면위를 헤엄치거나 수초를 뜯어먹는 모습이 한눈 에 들어온다. 한없는 여유와 평화가 엿보이는 광경이다. 그러다가도 이따금씩 뭔가에 놀라서 일제히 날아 오를 때면 그 힘찬 날갯짓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창원시 동읍의 주남저수지는 주남, 동판, 산남 등의 세 저수지를 통칭하는 지명이다. 지금은 한때 "우리나라 최대의 겨울철새 도래지"로 손꼽히던 명성 을 실감하기 어렵지만, 탐조여행을 즐기기에는 여전히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곳 중 하나다. 고속도로와 국도에 인접해 있어 찾아가기가 쉬울 뿐더러 수면이 넓 지 않아서 새를 관찰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겨울철만 되면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그 런 이유에서다. 이곳을 찾는 탐조객들은 대부분 주남저수지의 둑길을 잠깐 걷다가 서둘러 발길을 돌리기 일쑤인데, 탐조여행을 목적으로 그곳까지 갔 다면 반드시 동판저수지를 둘러봐야 한다. 경계심이 많은 철새들은 사방이 훤히 트인 주남저수지보다 숲이 무성하고 아늑한 동판저수지를 더 선호 하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안개 자욱한 동판저수지의 새벽풍경은 그 자체로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주남저수지와 동판저수지에서 볼 수 있는 겨울철새 중에는 기러기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 다음으로는 청둥오리, 흰죽지, 쇠오리, 홍머리오리 등의 오리류가 흔하고 이따금씩 재두루미(천연 기념물 제203호), 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 등의 희귀 조류도 이동 중에 잠깐 쉬어가기도 한다.
부산 낙동강하구의 을숙도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동양 최대 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손꼽혔다. 그러다 낙동강 하구언 댐이 완공되고 갈대밭이 무분별하게 훼손 된 뒤로는 철새의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도 해마다 겨울철이면 우아한 날갯짓의 고니류와 각종 오리 류가 잊지 않고 날아들어 철새도래지의 명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곳은 고니가 특히 많이 찾아온다. 고니,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가마우지 같은 물새류 이외에 참 수리, 흰꼬리수리 등의 수리류(천연기념물 제243호)도 드물게나 마 눈에 띈다. 그러나 이 일대의 철새도래지는 면적이 워낙 넓은 데다 갈대밭 이 무성해서 육로(陸路)로는 접근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강서구 명지동이나 사하구 하단동 어촌계(051-291-0047) 주민의 배를 빌려 타고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현지교통
* 승용차: 남해고속도로 진영나들목(14번 국도)→동읍 소재지(30번 지방도)→주남저수지
* 대중교통: 창원역에서 21-5, 21-6, 21-8, 92-1, 92-4번 시내버스를 타거나 창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 
391, 393번 시외버스를 이용하여 가월마을 입구에서 하차 
▣현지숙박
창녕 우포늪 근처의 소목마을에 있는 민물고기 매운탕집인 우포민박집(055-532-9052)에서는 민박도 
가능하다. 그 외의 숙식업소는 없으므로 20리쯤 떨어진 창녕읍내로 나가야 한다. 
창원 주남저수지 주변에는 대산읍 방면의 파라다이스모텔(055-251-3991)이나 동읍의 춘광장(055-291-
7513), 주남저수지 입구의 해훈민박(055-253-7767)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그리고 저수지 주변에는 민물매운탕, 오리고기, 토종닭 등을 내놓는 해훈장가든(055-253-7835), 
미풍가든(055-253-7345) 등의 음식점이 있다. 
부산 낙동강하구의 철새 도래지와 가까운 을숙도휴게소에서는 식사를 할 수 있고, 배를 빌려 타기에
좋은 강서구 명지동과 사하구 하단동 일대에도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