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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여행 볼만한것

방낭자 2008. 3. 27. 01:55

풍경이 있는 여행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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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 빨간 수박 한 통, 바람 솔솔 부는 원두막, 그리고 가슴 설레는 옆마을 첫사랑은 없지만‘똑딱똑딱’ 빠른 속도로 여름은 깊어간다. 바람 한점 불지 않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밤이면, 영원한 사랑의 맹 세를 건네던 죽부인도 무용지물. 선풍기도 제 풀에 지쳐 시들시들거리고, 평소 행인들의 발길에 채이면 서도 멀쩡하던 골목 어귀의 전봇대마저 쏟아지는 전력송출에 쓰러져도 여름은 좀체 사그라질 기미를 보 이지 않는다. 채 비비기도 전에 녹아버리는 팥빙수를 먹으며 보내는 슬픈 열대야. 이 여름이 끝나기 전 에 한 뼘의 시원한 그늘을 찾아 도시탈출을 감행해보는 건 어떨까. 하늘거리는 여름 바람 아래 누워 차 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는 고사탁족(高士濯足)의 호사라도 누릴라치면, 시 한 수가 절로 나온다. 수송을 수승이라 새롭게 이름 하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구나 먼 산의 꽃들은 방긋거리고/ 응달진 골짜기에 잔설이 보이누나 나의 눈 수승대로 자꾸만 쏠려/ 수승을 그리는 마음 더욱 간절하다 언젠가 한 두루미 술을 가지고/ 수승의 절경을 만끽 하리라 여름이 잠시 사라지는 곳, 수승대

                                 솔숲과 물과 바위가 어우러져 제일절경의 풍취를 뽐내는 수승대

거창 수승대에 가면 퇴계 이황처럼 그 아름다움에, 그 호사스러움에 도취된다. 수승대의 비경을 격찬하던 퇴계 이황은 손수 시 한 수를 짓게 되었고, 이 시로 인해 삼국시대때 백제와 신라가 대립할 무렵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을 전별하던 곳으로 처음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하였다 하여 근심 수(愁) 보낼 송(送)자를 써서 불렸던 수송대(愁送臺)라는 이름이 수승대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덕유산에서 제일 맵시가 빼어나기로 소문난 바위 수승대. 잘 생긴 거북 모양의 이 수승대 아래로는 유유히 강물이 흐르고, 잘생긴 소나무가 그 절경을 감상하며 서 있다. 또한 수승대 경내에는 구연서원, 관수루, 요수정, 암구대 등이 있는데 솔숲과 물과 바위가 어우러져 제일절경의 풍취를 뽐낸다. 소나무처럼 바람을 맞으며 수승대를 바라보고 있자면, 더위도 근심도 모두 바람따라 물결따라 흘러간다. 널따란 바위에 걸터앉아 차가운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그면 세월을 낚는 일 외에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세상사 근심걱정이 그 이름처럼 모두 사라지니, 어느덧 빨리 가라 하던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함께 여름의 유희를 더 즐기자 할지도 모른다.

‘아시아의 아비뇽’ 이 되고픈 거창, 연극과 사랑에 빠지다


                               탁족의 여유를 즐길 수 있고(좌) 연극도 볼 수 있어(우) 더욱 좋다

세상과 동떨어진 것처럼 고즈넉한 수승대에도 1년에 한 번 시끌벅적한 난장이 펼쳐진다. 바로 프랑스 남부 도
시에서 펼쳐지는 아비뇽 축제를 모델로 삼고 있는 거창 국제연극제가 그것. 세계적인 연극축제로 이름난 아비
뇽축제는 도시 자체가 옛 교황청이 있던 세계적인 관광지로 교황청 안뜰과 카페, 성당, 창고, 광장, 교실, 정원
등 정식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펼쳐진다는 것이 특징. 축제가 벌어지는 3주 간 도시는 연극과 발레, 음악 등 공
연예술과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예술가와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거창국제연극제 역시 조선시대 서원인 구연
서원과  300년 된 은행나무 아래, 대나무숲, 정자, 폐교, 하천가의 제방, 하천, 바위 등 자연과 함께하기에 더욱
신명난다. 산들거리는 바람과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국내외의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자연과 하나되
는 몸짓으로 공연을 펼친다. 때문에 거대한 자연의 무대에서 바위인지 나무인지 구름인지 모를 이들의 공연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열정적인 공연도 보고 족욕도 즐기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보낸 ‘한여름 밤의 꿈’
같은 날…. 어느덧 이 여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음 여름이 서둘러오기를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결코 놀랄 일은 아니다.

끝없는 상상 펼쳐지는 한여름 밤의 꿈 ‘거창국제연극제’


                         사진 설명 1. 벨로루시 2. 카고 3. 귀신놀이로의 초대 4. 북새통 5. 극단민들레 공연 등

올해 연극제는 독일 인형극단 헬미의 ‘귀신놀이로의 초대’ 와 캐나다 인클라인의 ‘카고’, 독일 스타 피규렌의 ‘사
커맨’등 외국 공연들을 비롯해 국내경연참가작 17편 등 총 210회의 공연을 펼치는 역대 최 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들 작품들은 가족극을 중심으로 실험극, 마당극, 뮤지컬, 발레, 전통예술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한 형태로 작
품간 경계를 넘나들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즐거움으로 관광객들을 사로 잡을 예정이라고. 특히나 한낮에 수
승대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물 속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수상무대인 무지개극장은 거창국
제연극제만의 자랑거리다. 수승대는 남덕유산의 참샘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계곡 하류의 한가운데인 위천천을
관통하는데 바로 이 위천천가에 수상무대인 무지개극장이 마 련된 것이다. 또한 무지개 극장은 무대 전면이 위
천천을 바라보고있어 관객들은 계곡에서 물장구를 치면서 공연을 만끽, 새로운 피서문화의 전형을 만들어냈다
는 평을 받고 있다.

월성계곡 따라 바람이 흐르고, 여름이 흐르고…


                                  물 흐름이 마치 눈이 흩날리듯 하여 이름 붙여진 분설담의 풍광

거창의 여름피서지로 연극제가 열리는 수승대나 금원산도 좋지만, 호젓한 낭만을 즐기기에는 ‘거창의 소금강’ 이라 불리는 월성계곡이 최고로 꼽힌다. 덕유산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굽이굽이 흐르고, 다양한 형세를 하고 있는 바위와 그 바위 사이를 질주하는 계곡물이 폭포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소를 만들어 내기도 해 풍경이 아름다운 월성계곡. 그 폭이 넓지는 않지만 주변 산세가 워낙 거대해 수량이 풍부한 편 이다. 거창읍내에서 거열성군립공원, 수승대를 차례로 지나고 북상면사무소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남덕유산 방향으로 들어가면 병곡리와 산수리로 들어가는 갈림길 삼거리에서부터 월성계곡이 시작된다. 상류로 올라가면 장군바위쉼터 등이 나타나고 월성 1교에 이르기까지 계곡욕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들이 계속 나타난다. 산수마을 입구에서 마학동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좁은 길로 우회전해서 가면 하늘과 맞닿 아 있는 산수리 언덕의 절경을 감상하며 병곡리로 내려오는 코스도 권장할 만하다.

사선대에서 내계폭포까지…월성계곡의 속살을 훑다


                                       월성계곡의 하이라이트로 3층 석탑을 방불케 하는 기이한 사선대의 비경

월성계곡은 남덕유산 등산 기점인 황점 매표소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매표소앞을 지나 포장된 도로를
따라가면 해발 800m 가까이 되는 남령을 넘어 덕유산 종주 기점인 함양군 서상면 영각사로 이어지는 데 산세
가 아름다워 드라이브코스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남령 고갯마루에 서면 거창, 함양 일대의 산군과
멀리 지리산 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 월성계곡 곳곳에 숨어있는 보물을 살펴보자. 계곡을 따라 가다보면 먼
저 옛날 신선이 내려와 노닐었다는 전설을 지닌 강선대를 만날 수 있다.  월성계곡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사선
대. 돌 위에서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로 사선대라고 불리우는데 마치 기단 위의 3층 석탑을 방불케 한
다. 그 경치가 기이하고 빼어나니 18세기의 화가 김윤겸이 그린 담채 수목도에 남기도 했다.

겨울날 눈이 흩날리듯, 하얀 물줄기 토해내는 계곡의 여름날


                               아름다운 골짜기에서 뿜어내는 높이 12미터의 아름다운 내계폭포

월성계곡의 심장에 자리하여 소금강을 이루는 주변의 산세와 어울려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 흐름이 마치 눈이 흩날리는 듯 하여 이름 붙여진 분설담의 풍광도 대단하다. 분설담을 에워싸고 있는 산은 흡사 책을 포개어 올린 듯한 채석강을 방불케 하고 수석들의 암반은 성천의 물결에 패이고 패여 물고기 비늘형상을 이룬다. 월봉산 아래 아름다운 선경을 빚어내고 있는 옛 자하동 자리에 한 용소폭포인 내계폭포도 만날 수 있다. 남덕유산 가지의 월봉산 아래 안긴 산간 소분지 속의 지형이 달 안의 계수나무 같다 하여 마을 이름을 내계라 하였고 봄철이면 산 벚꽃과 도화꽃이 만발하여 자하동이라 불렀던 아름다운 골짜기에서 높 이 12미터 길이로 물줄기를 토해내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비뇽 축제와 거창국제연극제 … 닮은 꼴 혹은 다른 꼴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리는 수승대 거북바위의 모습

축제가 열리면 도시전체가 축제에 빠져드는 프랑스 아비뇽. 매년 7월이면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이 야외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수많은 관람객과 공연자들이 아비뇽을 찾는다. 더위를 피해 일찌감치 해안가로 휴가를 떠나는 프랑스인들도 이 때만은 아비뇽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 는 공연은 더위도 잊을 정도로 흥미로울 뿐더러 한여름 햇살 아래 도시는 어느 때보다 빛이 난다. 아비뇽 축제와 비견되는 거창 국제연극제는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공연축제다. 각기 색다른 개성으로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하는 대신,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사색하는 시간을 안겨준다. 때문에 자연스레 나오는 몸짓은 인위적이지 않다. 거창이 가진 최고의 자연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여름공연축제는 때문에 질릴새가 없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재미있는 즐길 거리로 가득한 까닭에 한 번 이 축제의 재미를 만끽한 이라면,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함께여도 시끄럽다할 이 없고, 연인과 함께라면 나란히 맑은 물에 발을 담근 채 두런두런 사랑의 약속까지 즐길 수 있는 수승대.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공연까지 덤으로 얹어주니 이 여름이 어찌 아니 즐거우랴.


《여행정보》
◈ 수승대 가는 방법 1) 자가이용시 : 88고속도로 상, 하행선 : 거창IC → 거창시내 → 진주. 함양방면 3번 국도 직진 → 마 리면 삼거리 우측방향 → 위천 . 북상면 방면 → 위천 수승대 /대진고속도로 상. 하행선 : 지곡 IC → 거창방면 직진 → 함양. 안의면 → 거창. 마리면 방면 37번국도 → 마리면 삼거리 좌측방향 → 위천. 북 상면방면 → 위천 수승대 ☞ 수승대 자세히 보기 ◈ 월성계곡 가는 방법 1) 자가이용시 : 대전 ~ 통영 간 고속도로 무주 나들목 → 19번 국도 장수 방면 → 적상면 → 49번 지 방도 → 치마터널 → 37번 국도 → 무주구천동 입구 → 37번 국도 거창 방면 → 수승대 → 월성계곡 / 경 부고속도로 김천IC → 3번 국도 → 거창읍내 → 마리면마리초등학교 → 37번 국도 → 수승대 → 북상면사 무소 → 월성계곡 2) 현지교통 : 거창읍내에서 월성리까지 하루 2회 버스가 운행. 북상면사무소 앞 삼거리에서 계속 북쪽 으로 올라가면 수유동계곡이 나온다. ☞ 월성계곡 자세히 보기 ◈ 주변숙박지 : 수승대여관(055-941-1130,1140), 로얄파크장여관(055-941-0211), 그린파크장여관(055- 944-1237), 천오장여관(055-942-5541) ◈ 제 19회 거창국제연극제 KIFT 2007 ◎ 기간 : 2007년 7월 27일 ~ 2007년 8월 15일 ◎ 장소 : 경남 거창군 수승대 일원의 야외극장, 거창교육문화센터 ◎ 주관 :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 ◎ 문의 : 055-943-4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