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낭자 2008. 3. 29. 08:45
풍류(風流)에 인정(人情)이 덤으로 얹혀지는 곳 

보길도, 그 섬에 내가 있다.②
까만 갯돌이 해변에 깔려있는 예송리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환상의 섬. 보길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끝없이 넓고 푸른 바다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도시사람들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어준다. 섬 자체가 거대정원이자 청정한 삶의 터전인 천 혜의 관광낙원 보길도. 그리고 첩첩한 정(情)... 사람 내음 가득한 그 섬에 가고 싶다.

자연, 그 낭낭한 위대함은 무엇으로 비교할 수 있으리 - 망끝 전망대에서 뾰족산으로, 그리고 보옥리 공룡알 해변까지 -
날씨가 아주 좋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망끝전망대에서는 여러 섬들을 볼 수 있다

윤선도의 풍류를 맘껏 즐겼으면 이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러 가보자. 이곳은 도보로 가기엔 ‘너무 먼 당신. 바로 망끝 전망대다. 망끝은 옛날 마을 아낙네들이 고깃배가 무 사히 들어오는지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봤다고 해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망끝 전망대는 차를 세 우고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옥리 마을 입구 언덕에 있다. 청색과 녹색이 환상적으로 어우 러진 바다. 이 곳의 일몰 또한 대단히 장엄하다. 특히 날씨가 아주 맑은 날이면 저 멀리 제주도까지 보 인다고 하니, 정말 최남단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이 곳에는 어떤 섬이 보일까요?'라는 안내판에는 실제 볼 수 있는 섬을 나열하는 친철함까지 보인다.
보옥리 공룡알 해변은 정말로 아름답다

그러나 망끝 전망대 비석 바로 밑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은 몰지각한 여행객이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 게 했다. 눈으로만 보자! 각설하고, 망끝에서 조금 더 가면 마치 삼각자를 세워 놓은 듯한 뾰족산이 있는데 그 파도와 해안의 비 경 또한 기가 막힌다. 방향에 따라서 산의 모양이 조금씩 변해보인다고 하니 그야말로 신기함의 극치! 여기서 주목하시라.
공룡알 모양의 자갈이 깔려있는 공룡알 해변삼각자를 세워놓은 듯한 뾰족산

뾰족산 바로 아래에는 공룡알 해변이 있다.해변과 마주하는 순간 와아~하고 나도 모르게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누가 손수 깎아서 가져다 놓은 것 같은 공룡알 크기의 둥근 돌. 이것이 파도에 깎이고 세월에 의해 변했다면 자연은 정말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 보기 전에는 그 아름다움을 알지 못할 것이다. 제일 먼저 보이는 자갈은 사람 머리만하다. 크기별로 자갈들이 깔려있다. 기자는 파도가 자갈 을 쓸고 가는 소리에 넋이 빠져 하마터면 그 다음 여행지를 포기할 뻔 했다. 파도가 밀려다니는 곳에서 보는 공룡알은 정말이지 아름다움그 자체였다.

보길도, 신비로운 섬 … 그 바다를 그리다. -예송리 해수욕장에 발 담그고, 송시열의 글씐바위를 바라보며-
예송리해수욕장은 푸른 파도를 자랑한다휴가철이 아니면 예송리해수욕장은 평화롭다

한 방향으로 쭉 여행지를 돌면 얼마나 좋으련마는 보길도 여행은 동쪽과 서쪽 둘로 나누어 보는 것 이 좋다. 고산의 유적지와 망끝,보옥리 해변을 돌았다면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예송리 해수욕장과 송시 열이 유배 중에 바위 위에 썼다는 송시열의 글씐 바위를 보자.도보를 생각하고 있다면 애초에 포기하자. 예송리나 송시열의 글씐바위 모두 절대 도보로는 힘든 길이다. 차로 가는 게 제일 좋고,차가 없다면 히 치하이킹이라도 해서 가자. (여성 여행자나 혼자 떠나는 경우에는 안전에 유념해야 한다!)
청볕항에서 다시 시작된 동쪽 여행.한 15분쯤 달렸을까? 보길도 동남쪽의 바닷가 마을로 활처럼 휘어진 바닷가, 백사장 대신 까만 갯돌이 3km에 걸쳐 해변에 깔려있는 예송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해수욕 철 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용한 해변엔 허허롭게 다니는 조각배 몇 척과 푸른바다...그리고 인심 좋게 보이 는 할머니 두 분이 김을 만지고 계셨다. 바로 앞 바다 건너다보이는 예작도와 멀리서 가물거리는 추자 도의 모습들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풍경들이다.
송시열의 글씐 바위. 까맣게 변색되어서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다

해수욕장을 지나 한참을 가다 보면 글씐바위가 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차로 왔던, 버스로 왔던 일단 내려서 걸어야하는 비포장도로다. 울퉁불퉁한 노면 때문에 차를 갖고 간다면 자기 손 해! 아름다운 보길도 바다를 감상하며 들어가는 글씐바위 길은 참으로 아담하다.그러나 경사가 많이 졌 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할 것이다.조금 걸어가면 송시열의 글씐바위라고 써있는데 워낙 까맣게 변색 되어 있어서 헤맬 수도 있다. 글씨는 안내판 바로 오른쪽에, 거북 바위가 응시하고 있는 자리에 새겨져 있으므로 두 눈을 크게 뜨고 보도록! “여든 세살의 늙은 이 몸이 거칠고 먼 바닷길을 가노라 한 마디 말이 어찌 큰 죄가 되어 세 번이나 쫓겨나니 신세가 궁하구나 북녘 하늘 해를 바라보며 남쪽 바다 믿고 가느니 바람뿐인데, 초구에는 옛 은혜서려 이 감격한 외로운 속마음 눈물 짓네 낭떠러지 같은 이 곳에서 먼 바다를 보며 서러워했을 송시열의 온기가 전해져오는 듯 하다. 맑디 맑은 파란 물 위로 그림 같은 섬들이 이어지는 다도해의 맨 끝자 락, 유난히도 수풀이 아름답게 우거진 한 섬 보길도에서... ▶ 찾아 가는 길 * 자가운전시 : 서울(경부고속도로) → 화덕분기점 → 광주비마나들목 → 나주(13번 국도) → 영암 → 해남 도착 → 해남읍 13번 국도 → 방축삼거리 도착→ 방축삼거 리→ 바다 쪽 우회전 → 해남 땅끝 → 승선 * 고속버스 : 서울 - 호남고속버스터미널, 서울 → 해남땅끝 → 승선 광주- 시내버스터미널 광주 → 해남 땅끝 → 승선 * 기 차 : 용산역 → 목포역이나 광주역 → 터미널에서 땅끝으로 직행버스 → 승선 ▶ 숙박 및 먹을거리 보길도는 거의 모든 주민들이 민박을 하고 있다. 일률적으로 25,000원인데 인심이 좋아 말만 잘하면 더 싸게도 잠을 잘 수 있다. 대체로 횟집이 많은데 각 횟집마다 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대비해 김치찌 개, 된장찌개, 비빔밥 등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마련이 되어 있다. 중화요리집도 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