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강원도 여행지

동해안 겨울 바다 여행

방낭자 2008. 3. 28. 19:39
쓸쓸함’ 의 대명사, 겨울바다는 가라!
                                   이제 너는 희망이다!


- 7번국도 따라 동해안 겨울바다여행
 


                                 코끝을 에는 듯한 추운 겨울날에도 우리는 바다로 가 낭만을 찾는다

#1 일망무제로 터져있는 동해안 바다, 그리고 겨울.
매서운 칼바람에 등 떠밀려 솟구치는 파도가, 하얀 겨울이, 바다 저 속에서 갈퀴 같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올라온다. 여름바다의 주인은 사람이지만, 겨울바다의 주인은 단연 파도와 바람이다. 여름바다에는 발랄함이 있지만, 여름날 사람들이 만들고 간 숱한 사연들이 묻혀 있는 겨울날 바닷가에는 쓸쓸함만이 남는다. 하지만 겨울날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은 바다로 향한다. 무엇이 우리를 바다로 불러내는가! 그리고, 왜 우리는 겨울바다에서 낭만을 찾는 것일까! 모든 게 동면해버린 겨울날, 바다는 펄펄 살아있기 때문이다. 아니 더욱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떠남의 목적이 정리와 시작이듯이 말이다. 이제 한해도 저물어간다.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바닷가에 발 자국 하나를 남겨보자. 어차피 파도에 지워질 발자국이지만, 그것이 또한 내가 걸어온 길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내일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자.

#2 겨울날 동해안 바다 그리고 비.


비오는 날, 추암해변의 풍경

겨울바다에 대한 감상은 ‘누구와 함께 가느냐’ 도 중요하지만 ‘어떤 날씨에 가느냐’ 도 중요하다. 눈 오는 날은 눈오 는대로, 비 오는 날은 비 오는대로, 맑은 날이면 맑은 날대로 바다의 의미와 깊이가 다르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비 내리는 겨울 바다의 풍경에 서면 묵은 수첩을 꺼내고야 만다. 그리움이 일순 마음속에서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깍지 낀 연인에게는 달콤한 그리움이, 혼자서 백사장을 거니는 사람에게는 아련한 그리움을…. 비오는 날, 하늘이 바다에 녹아드는 순간의 풍경은 운 좋게도 겨울바다를 찾은이들만을 위한 특 권이었다.




#3 여명, 그 찬란한 희열 … 뜨거운 희망의 빛이 열리다!
- 동해 추암해변과 촛대바위


한반도의 새벽을 밝히는 추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비를 동무삼아 겨울 바다 여행이 시작된다. 강릉에서 출발해 동해바다를 따라 가는 7번국도 여행은 ‘추억여행’ 이라는 부제를 붙여두자. 국도를 따라서 만나게 되는 겨울 바다의 풍광이 너무도 아름다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첫 번째 여행지는 동해에 있는 추암해변. 드라마 ‘겨울 연가’ 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이곳은 국내 최고의 일출 명소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애국가 연주의 첫 소절을 장식했던 동해 기암절벽의 해돋이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될 정도였으니, 그 장엄하기는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터. 굳이 새벽까지 기다려 일출을 보지못하더라도 해안절벽과 동굴, 기암괴석들이 매우 독특한 풍경을 연출해주니 그리 섭섭지 않을 일이다. 특히나 비까지 쏟아지면, 파도가 거칠어져 쉴새없이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마치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았다.
 


                              추암해변의 상징인 촛대바위(좌)와 신기한 형상의 기암괴석들(우)

추암해변의 상징은 기암절벽의 바위. 해안 한 중간을 장식하는 뾰족한 촛대바위다. 촛대바위는 수중의 기암괴석이 바다를 배경으로 촛대바위와 함께 어울려 빚어내는 비경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장소다. 촛대바위로 가는 산책로는 마을 앞 해변으로 이어져있는데 가는 길 또한 장관. 울창한 송림에 취해있노라면 어느새 촛대처럼 생긴 기이하고 절묘한 모습의 바위가 무리를 이루며 하늘을 찌를듯 솟아오른 모습과 조우하게 된다.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지경. 촛대바위옆으로 솟는 일출은 짧지만, 드라마틱하게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 위로 붉은 빛을 토하며 돋는 해의 모습은 장엄 그 자체다. 촛대바위 외에 만물암, 형제바위 부부바위, 사자바위, 거북바위 등 다양한 형상의 바위들은 금강산의 만물상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시선을 잡아끈다. 해변도 걸어보자. 모두가 떠나버린 황량한 겨울 백사장이지만, 그 고운 모래 위에 갈매기와의 어우러짐은 우연히 들린 나그네에게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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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연의 역작’ 이 숨쉬는 지하 세계로의 초대 ‘천곡천연동굴’


천곡동굴


겨울 바다의 풍광을 뒤로 하고, 7번 국도를 따라 계속 여행을 떠나보자. 두 번째로 겨울 추억여행의 주인공은 물과 돌과 억겁의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역작이 숨쉬고 있는 지하세계동굴이다. 동해시에 있는 천곡천연동굴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도심 한가운데 있는 동굴. 총길이 1,400m의 석회암 수평동굴로서 생성 시기는 4 ~ 5억 년 전의 동굴로 형성초기부터 성숙기까지 전 과정을 간직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은 천연석회동굴이다. 또한 다른 동굴과는 다르게 수평굴이라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국내에서 가장 긴 천장 용식구, 커튼형 종유석, 석회화단구, 종유폭포등과 희귀석들을 감상할 수 있어 지구과학에 대한 자연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특이한 점은 동굴 안을 시시각각 아름답게 변하는 특수 조명시설을 설치, 동굴 보존은 물론 환상적인 신비의 지하세계의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총 관람 시간은 50 분정도로 아이들 동반한 가족여행 코스로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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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 촬영지, ‘묵호항 등대’
 


묵호항 등대

다시 7번 국도로 오르자. 망상해수욕장으로 가기 전에 들려 보기 좋은 곳은 묵호항이다. 펄펄 뛰는 생선과 바다 갯바람이 아름다운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보물 같은 곳이다. 특히 묵호등대는 한국 영화사상 최대흥행작중 하나로 꼽히는 60년대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의 촬영지. 또한 지난 2003년 5월 묵호등대에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세워져 영화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바닷가 한 가운데 외롭게 서서 오가는 배들의 안전을 밝혀주는 등대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이 유독 애틋한 까닭일까. 등대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모아 해양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묵호등대는 연말까지 바다조망데크, 동해어촌 풍경 장식벽, 돔 영상관 등을 설치하고 야외공연장 및 홍보관, 전시시설 등 새해 해맞이 관광객들을 위해 정비될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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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절망의 시간은 지고, 희망의 시간만 돌아주기를…
- 모래시계공원와 타임스토리


                        해맞이행사가 열리는 모래시계공원(좌)와 신기한 시계가 가득한 타임스토리(우)

옥계를 지나면 해돋이 공원과 멋진 모양의 썬크루즈리조트를 지나게 되는데 뒤이어 나오는 것이 모래시계공원이다. 바로 이곳이 네 번째 낭만여행지다. 모래시계공원에 있는 초대형 모래시계는 1년에 한번 방향을 돌리는데, 이때 해돋이 행사가 열리게 된다. 모래시계 공원에서 정동진역으로 가다보면 시계박물관인 ‘타임스토리’ 가 보인다. 1, 2층을 모두 4개의 주제로 나눠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유명시계와 시계 작품을 전시하고 3층에는 옥상 야외정원까지 마련,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인간이 시간을 측정해 온 발자취 및, 유럽 중세세계를 중심으로 시계작품이 가지는 예술적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타이타닉호 침몰 당시 멈춰 버린 18도금 금장 회중시계도 전시되어 있는 등 특이하고도 모던한 작품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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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기억을 더듬고, 추억을 새기는 감동 포인트 ‘정동진’


                          바다와 소나무, 한적한 역사와 기차라는 낭만의 경치가 어우러진 정동진

다시 바다다. 겨울날 영원한 낭만여행의 주인공은 바로 정동진이다. 너무 유명하기에 오히려 잘 가지 않게 되는 곳, 그저 갈망만 하는 곳 또한 정동진이 아닌가 싶다. 전국에서 해안에 가장 가까운 역이 바로 정동진역. 드라마  ‘모래시계’ 의 촬영장소로 더 유명해진 정동진역은 바다와 소나무, 한적한 역사와 기차라는 낭만적인 경치를 갖추고 있다.
 


                                          정동진역 기차길(좌)와 소나무 그리고 바다(우)

더욱 낭만 있게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밤늦게 출발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새벽에 정동진역에 도착해서 해돋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기차안에서 정성스레 싸온 달걀을 까먹으면 조금은 촌스럽지만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 기차여행의 묘미.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랑도 우정도 깊어짐은 당연지사다. 정동진역으로 들어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끊어야 한다. 아깝다 생각말자. 그 돈의 가치보다 몇 갑절의 감동을 안겨줄테니 말이다. 뭐니뭐니해도 정동진의 제1경은 일출이다. 소나무와 철길이 어우러진 일출장면은 이곳 정동진만의 자랑. 바다와 10여m 떨어진 정동진역 철길 건너편이 해돋이 감상 명소이니 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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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천혜의 자연에, 예술가들의 혼이 공존하는 ‘하슬라아트월드’


                        동해바다의 전망이 일품인 하슬라아트월드(좌)와 강릉의 별미 초당순두부(우)

일출을 말하자면 하슬라아트월드도 빼놓을 수 없다. 등명낙가사 인근 산자락에 문을 연 하슬라아트월드는 강릉 현지 사람들은 정동진보다 오히려 이곳에서의 일출을 제일로 꼽고 있을 정도. 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의 지명으로 천혜 자연 그대로의 미를 최대한 살려 다채로운 조각, 설치 작품을 전시해놓은 종합 예술공간이다. 작품 감상도 중요하지만 오솔길을 따라 산책로에서 내려다보이는 동해바다의 전망이 일품이다. 여행에서 먹을거리를 놓쳐서는 안될 터. 강릉에 오면 별미인 초당순두부를 먹어봐야 한다. 강릉까지 와서 초당두부를 안 먹고 가는 사람은 멋은 알되 맛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정동진 지척에는 초당순두부를 파는 집이 즐비하다. 맘에 드는 집을 찾아가 양념간장을 듬뿍 치고 먹어보자. 콩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 담백하고 고소하며 무엇보다 부드럽다. 그렇다. 순두부 한 그릇 비운 당신은, 멋과 맛을 동시에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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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두꺼운 외투가, 다시 시작할 용기가 준비된 자, 겨울바다로 가자!


                                    떠나자 바다로! 넓은 가슴으로 당신을 안아줄 것이니!

연인과 함께 가 아닌, 혼자서 겨울바다를 간다고 하면 사실 청승 맞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보통 실연의 아픔을 삭이기 위해 선택하는 곳이 겨울바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변했다. 겨울바다는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쓸쓸함’ , ‘외로움’ 을 주지 않는다. 그저 좋지 않은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다짐을 만들고 돌아오는 재충전의 장소로 존재할 뿐이다. 비록 내 것이 아닌, 나와는 다른 추억일지라도 같은 감상에 빠져들 수 있는 겨울바다의 매력.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겨울바다를 찾는 이유다. 살갗을 파고드는 바람을 막아줄 두꺼운 외투와 다시 시작할 ‘용기’ 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바다로 떠나자. 넓은 가슴으로 당신을 따뜻하게 안아줄 바다가 기다리고 있으니….
 

(여행 팁)
▶ 추암해변 가는 방법
1) 자가 이용 : 동해고속도로 동해 종점(7번 국도)→북평→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 지점 (추암 해수욕장 
   입구-좌회전)→추암 
2) 대중교통(버스) : 동서울 ⇒ 시외버스터미널 (1일, 11회 1시간 간격, 4시간소요) 
   서울(강남,동서울) ⇒ 동해시(1일 22회, 3시간30분) (철 도) 청량리 ⇒ 동해역/묵호역(1일 4회, 6시간
   소요
▶ 모래시계공원 가는 방법
1) 자가이용시 : 강릉시내에서 65번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는 방법(25분소요) 동해방면 7번 국도를 이
   용해서 가는 방법(30분소요)
2) 대중교통(기차) : 강릉-정동진역 하루에 7~8편 운행됨. (16분 소요) 
▶ 정동진역 가는 방법
1) 자가이용시: 강릉시 ⇒ 강동면⇒ 통일공원(잠수함침투지)⇒ 등명락가사⇒하슬라아트월드⇒정동진역
 (강릉시내에서 동해, 삼척 쪽으로 가는 7번 국도를 따라 안인진리에 이르고 이곳에 서부터 해변도로를 따
라 가면 정동진역에 이른다.) 2) 대중교통이용시 : 강릉시외버스터미널/정동진역 시내버스 111, 112, 113번, 좌석버스 109번, 열차 이용 ▶ 하슬라아트월드 가는 방법 * 강릉시청, 강릉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분, 정동진역에서 5분 거리임. 토, 일요일은 정동진역에서 하슬라 아트월드까지 미니버스 운영(09:00 ~ 14:00/ 1시간 간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