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충청도 여행지

서천 마량 동백과 해돋이, 쭈꾸미 여행

방낭자 2008. 3. 28. 18:17
 봄의 소리 - 서천 마량 동백과 해돋이, 그리고 쭈꾸미 여행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우리 귀에도 익숙한 “축배의
노래”로 시작되는 유명한 오페라인데, 여기서 주인공 비올레타는 당시 파리 사교계를 주름잡는 여성으
로 등장해, 가슴에 동백을 꽂고 노래한다. 오페라 제목 자체가 "동백아가씨"라는 뜻으로, 먼저 이를 받
아들인 일본에서 동백 춘(椿)을 써서 “춘희(椿姬)”라는 제목을 붙여 우리는 이 오페라를 흔히 춘희라
고 부르기도 한다. 당시 화려한 프랑스 사교계에서 귀족 여성들이 유행처럼 가슴에 동백을 꽂고 다녔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중국 남부지방에서 유럽까지 전해진 동백은 그 붉고 단정하면서도 화려한 빛깔,
당시 유럽인들이 느꼈던 동양의 신비로움과 겹쳐 선풍 같은 인기를 누린 꽃이었다... 

이제 봄이다. 하지만 음력을 사용하던 옛날엔 3월은 음력 2월로서, 아직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겨울 끝
자락으로 통했다. 그러다보니 3월에 피는 꽃들은 겨울에 피는 꽃으로 이해되었다. 이른봄에 이미 꽃망울
을 터뜨리는 매화, 한겨울에도 꽃을 피운다 하여 겨울 동(冬)자가 들어간 “동백”은 그런 꽃들이다. 겨
울에 피어 때로는 옛선비의 지조와 절개, 매운 기상을 상징하던 이 꽃들은 이제 양력을 사용하면서 봄맞
이꽃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동백은 겨울에도 피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아무래도 동백의 명소들은 3월 이
후에 찾아가야 제맛이다.
마량 포구의 해돋이

이러한 봄맞이용 동백꽃을 제철에 잘 볼 수 있는 곳이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마량리의 동백숲이다. 흥미 로운 것은 이곳 마량 일대가 서해안 일출의 명소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해가 지는 서해안에서 뜨는 해를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볼거리이며, 이것은 같은 장소에서 일출과 일몰이 가능하다는 의미인 것 이다. 본래 마량리는 비인만을 향해 활처럼 길게 휘어진 작은 반도의 끝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포구이다. 지도 상으로 보면 활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듯한 긴곡선의 끝부분에서 남동쪽을 향해 구부러져 있어 여 기서 해돋이가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한겨울일수록 남쪽으로 치우쳐 해가 뜨기 때문에 대개 11월 부터 3월 정도까지는 바다 위로 바로 뜨는 해를 감상할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IC에서 나와 서면 마량리 방면으로 길을 재촉하면 서면소재지를 지나고 눈앞이 시 원하게 트인 바다가 나타난다. 서면 소재지에서 마량으로 들어가는 약5km의 도로는 내내 바다를 끼고 달 리고있어 마치 땅끝으로 가는 듯한 감흥을 주며, 마량에 이르면 한적하고 고요한 작은 포구의 아늑한 정 경을 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포구의 해돋이. 물빠진 갯벌과 푸른 바다, 항구에 정박중인 고깃배들, 그 들 위로 그들 모두를 끌어안으며 뜨는 해. 느릿느릿한 산들 너머로 떠오르는 붉고 둥근 해는 해발 100미 터가 채 안되는 옥녀봉과 띠섬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붉은 빛 속에서 이미 부산하게 움 직이는 고깃배와 사람들의 그림자는 이 고요한 풍경에 새로운 활기를 더한다.
마량리 동백숲의 동백 동백정

"새벽에 안개가 좀 끼누만~ 안뜰 것 같았는디, 어찌 지대로 뜨느만유∼" 방파제에서 부지런한 일출 손님들을 맞기 위해 더 부지런하게 나와 컵라면과 오뎅, 만두 등을 파는 토박 이 아주머니의 일설이다. 천천히 뜨는 해보다 더 느릿느릿한 말씨다. 포구의 아침은 이렇듯 자연과 사람 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으니 더욱 정감이 간다. 마량 포구를 돌아 나와 삼거리에서 동백정 방면으로 향하면 화력발전소 옆으로 작은 언덕이 있고, 그 언 덕 위에 동백숲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이 동백숲은 3월 중순이후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 이 언덕에 넓게 퍼져 있고, 그 정상에 바다를 내려다보며 동백정이 위치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약300여 년 전 마량 첨사가 바다에 밀려온 꽃뭉치의 꿈을 꾸었는데, 그 꽃을 가꾸어 종자를 바닷가에 번식시키면 만세에 좋은 일이 계속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며, 꿈을 깬 후에 실제로 바닷가에 가보니 그 꽃이 발 견되어 이후부터 심고 가꾸었다고 한다. 마량리 어민들은 이 동백숲을 어부림 혹은 성황당으로 모시며 매년 제사를 지내고 있다. 숲 정상의 동백정은 일몰 명소로 유명한 만큼 바다를 향해 멀리 열려 있으며, 그 옆 통나무 의자에 앉기라도 하면 편안히 앉아서 서해안에서 손꼽히는 푸른 바다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이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는 3월 말-4월 중순에 걸쳐 매년 마량 동백꽃 쭈꾸미축제가 열리는데, 올 해는 3월 30일~4월 12일까지 행사가 치러진다. 축제 기간 중에 붉은 동백은 물론 서해안 해돋이와 한창 잘 잡히는 쭈꾸미 요리도 맛볼 수 있어 맛과 멋이 어우러진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서천해양박물관마량포 입구의 해돋이마을비

마량리 들어가는 입구에는 서천해양박물관이 있다. 2층짜리 건물로서 1층에서는 바다를 토대로 살아가는 수많은 어족들과 패류를 전시하고 있으며, 2층에는 입체영상관이 있어 보안경을 쓰고 12분 짜리 영화를 입체 영상으로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이곳 마량에서 도둔리를 거쳐 북쪽으로 1km만 가면 바로 춘장대해수욕장이다. 1.5도의 완만한 경사와 잔 잔한 수면 등으로 서해안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절경으로 알려진 춘장대해수욕장은 약 2km의 드넓은 백사 장과 함께 천연 소나무숲이 한데 어우러져 가족단위로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다.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 이 방문하지만, 한겨울 마량리 일대를 방문하며 잠시 한적한 바다 풍경을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 다.
◇ 가는길
수도권 방면에서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간 다음, 춘장대IC로 빠져 나와 607번 지방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된다. 20분 정도 소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대전(회덕분기점)~호남고속도로 논산
IC, 혹은 작년 12월에 개통된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연무IC에서 나온 후, 강경, 서천을 거쳐 마량에 이
를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천읍에서 마량리행(동백정)버스가 자주 있다. 서천까지는 서울 남부터미널, 대전, 군
산 등에서 시외버스가 있다.  
◇숙  박
동백정 입구와 그 일대에 깨끗한 숙박시설들이 있다. 
서해민텔(041-952-3301, 콘도형, www.seohaemintel.com ), 
해맞이파크(952-3531, 콘도형, www.sunrizepark.wo.to ), 동백정별장(952-2245, 콘도형), 
에덴민박(952-1957, 콘도형), 똘이식당 민박(952-3024) 등이 있다. 춘장대해수욕장 일대에도 아드리아모
텔(951-6699) 등의 모텔과 벧엘민박(951-8018)등의 민박 시설들이 있다. 
◇ 맛  집
서산회관의 쭈꾸미전골
마량포구와 그 인근에는 쭈꾸미요리를 내놓는 집이 많다. 특히 2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하여 3월에 많이 잡히며 절정기에 이르는 쭈꾸미는 다른 시기의 것보다 훨씬 쫄깃 쫄깃하고 맛있다. 쭈꾸미는 전골과 회, 샤브샤브로 모두 먹을 수 있는데, 주꾸미 요리와 밑반찬 면에서 서산 회관 (951-7677) 이 좋다. 10년 가까이 된 손 맛과, 맛에 반해 꾸준히 찾는 단골 손님을 꽤 확보하고 있는 이 집은 살이 통통하게 오른 쭈꾸미와 미나리를 비롯한 각종 야채를 듬 뿍 섞어 끓여주는 전골이 맛있다. 주인 내외의 고향이 서 산이라 가게 이름도 고향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