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는 경상북도와 경상남도의 경계에 걸쳐있는 높은
봉우리들이 모여 있는 곳을 일컫는다.
경북 청도군과 밀양군, 울산군을 두루 걸치고 있는 이런 봉우
리들은 산세가 그리 험해 보이지는 않지만 기품이 있어 바라
만 보아도 믿음직스럽다.
하나씩 그 이름을 되짚어보면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문복
산, 영취산, 고헌산, 신불산 등이다.
영남지방의 1천미터 넘는 산들이 모여 있는 영남 알프스는 그
지방 사람들에게는 절경이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타지방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숨겨진 그 비경이다.
영남 알프스를 이루고 있는 여러 산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산은 석남사가 있는 가지산이다.
여기에 북쪽으로는 신라 고찰인 운문사를 안고 있는 운문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사명대사의 충혼을 모
신 표충사가 자리하고 있는 천황산이 있다. 이 세 산 안에 영남 알프스의 비경들이 대부분 담겨 있는
것이다.
이름부터가 이국적인 분위기의 영남 알프스에는 여유 있는 자태의 높은 산들이 품고 있는 유명한 신라
의 고찰이 여러 곳 있어 산사의 포근함을 맛볼 수 있다. 또 산자락에 숨어 있는 명소 얼음골이나 신선
들이 노닐었다는 호박소 또한 반드시 찾아볼 곳이다.
영남 알프스를 접근하는 방법은 운문산 운문사를 찾은 후 운문령을 넘어 가지산 석남사로 해서 밀양쪽
으로 넘는 방법과 경부고속도로 언양I.C에서 석남사로 들어서는 방법, 청도에서 밀양으로 내려와 표충
사와 얼음골을 들른 후 석남사로 건너가는 방법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영남 알프스를 찾는
방법은 경부 고속도로 경산I.C를 빠져나와 운문사로 향하는 첫번째 방법이 무리 없는 여정이다. 영남
알프스 여행은 1박 2일의 여정이면 약간 빡빡하지만 웬만한 곳은 다 둘러볼 수 있다.
경산에서 청도로 가는길을 달리다가 금천면에 접어들면서 운문댐쪽으로 좌회전 한 후 경치가 아름다운
운문댐을 지나면 운문사다. 운문사는 비구니들의 도량인 탓인지 조용하다. 제법 볼만한 문화재가 많은
운문사 경내를 구석구석 둘러보면 제법 시간이 걸린다.
신라 진흥왕 때인 6세기경 세워진 운문사는 처음 지어졌을 때 대작갑사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당시 국
사였던 보양이 창건했고 삼국유사로 유명한 일연이 이곳에서 수도를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비구
니 도량(道場) 가운데 하나인 이 절에는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다. 수백명의 비구니들이 설법을 들을수
있는 만세루의 규모만으로도 절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큰절이다.
운문사에서 가지산 석남사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운문령에 오르면 울산 쪽으로 열려 있는 시야 덕분
에 가슴이 툭 터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운문령에서 내려와 24호 국도와 만나는 덕현에서 우회전하면
석남사 입구에 닿게 된다. 석남사 입구에는 이 지방 명물인 산 사과나 산나물 등을 파는 행상들이 절
입구를 지키고 있다. 석남사도 운문사와 같이 비구니들의 도량(道場)인데 차분하고 가라앉은 절 분위
기가 여승들의 이미지와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