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강원도 여행지

태백의 구우와마을 여행

방낭자 2008. 3. 28. 19:43

풍경이 있는 여행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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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를 사랑한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 화폭 가득, 그는 유난히도 사랑했던 찬란한 노란빛을 불타는 해바라기로 피워냈습니다. 백두대간 큰 줄기와 낙동정맥이 만나는 삼수령아래 구와우마을에도 그의 해바라기가 지천에 피어 이리저리 꿈틀거립니다. 고흐의 캔버스를 그대로 옮겨온 듯, 아니 오히려 더 강렬한 황금색을 뿜어내며 이글이글 타오릅니다. 고흐가 사랑한 해바라기밭을, 영화 ‘해바라기’ 속 소피아 로렌이 걷던 해바라기밭을, 노란 그리움이 핀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밭을 거닐어 보세요. 가슴 깊이 숨겨져 있던 그리움이, 비어있는 줄만 알았던 추억이 아른아른 피어오를테니까요. 해바라기의 꽃말이 ‘열정과 그리움’ 이라지요. 떠나온 지금, 벌써부터 해바라기의 바다가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가슴에 노란 꽃을 품고 돌아온 탓이 겠지요.


탄광촌 태백에 해바라기꽃이 피었습니다!

                     고흐의 그림에 등장하는 해바라기보다 더 황금빛인 구와우마을 해바라기꽃밭

아홉 마리 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이름 붙여진 구와우 마을의 태백고원자생식물원. 입구에 들어서자 코스모스가 성큼 다가온 가을을 알리듯, 산들바람에 흔들거리며 손짓합니다. 하늘엔 고추잠자리가 은빛 날개를 흔들며 에어쇼를 벌입니다. 그네들의 환대를 받으며 오솔길을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눈부시게 노란 해바라기 꽃대궐 속으로 빠져듭니다. 마치 간절히 사랑을 구혼하는 것처럼 태양을 향해 한 방향으로 서 있는 해바라기꽃들은 고흐의 그림에 등장하는 해바라기보다 더 황금빛으로 반짝입니다. 문득 오래 전 영화 ‘해바라기’ 의 주인공이었던 소피아로렌의 애잔한 눈망울이 떠 오릅니다. 전쟁터로 끌려간 남편을 찾아 헤매던 그녀가 멈춰섰던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밭.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절규하며 흘리던 눈물….

때로는 강렬하게, 때론 애잔함으로 출렁이는 ‘해바라기 바다’


                                   노란 해바라기와 아이의 대화, 무슨 얘길하고 있을까?

가만 해바라기의 꽃말을 들여다봅니다. ‘열정’ 과 ‘그리움’ 이라지요. 무엇이 그리도 그리운지 태백의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도 그녀의 눈물처럼 그렇게 애잔히 피어 있더랍니다. 해바라기꽃밭을 돌다보면 멀리 원두막처럼 생긴 ‘망루’ 가 있습니다. 원래의 용도는 멧돼지나 노루, 고니 등 야생 동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해 지어진 것이지만, 해바라기 바다를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친절한 전망대도 되어준답니다. 식물원의 해바라기꽃밭은 모두 5만평. 아래로 2만평이, 위로 3만평이 있습니다.
 


                           식물원에 있는 해바라기꽃(좌)과 코스모스(우. 위)과 야생화(우. 아래)

길섶으로 핀 동자꽃, 모싯대, 벌개미취 등 이름도 아름다운 야생화들의 춤사위가 펼쳐지는 숲 탐방로를 알록달록한 코스모스밭을 지나고 나면, 아래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광활한 해바라기꽃밭을 만날 수 있 습니다. 먼저 본 아래가 평면적인 꽃밭이라면, 위쪽에 해바라기밭은 마치 ‘해바라기 바다’ 에 풍덩 빠질 듯 구릉 전체에 활짝 피어 있답니다. 반고흐의 그림보다도, 태양신 아폴로를 사랑했던 요정 크리티에가 9일 동안 자신이 흘린 눈물만 마시며 태양을 바라보다 해바라기가 되었다는 옛 이야기보다도 더 황홀한 해바라기꽃밭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풍차 돌아가는 동화 속 그림 같은 ‘매봉산 고랭지채소단지’


                                이국적 풍광의 고랭지채소단지와 풍력발전단지의 모습

고흐가 사랑한 색이 노란빛이라면, 샤갈의 색은 초록빛입니다. 해바라기를 가슴에 품고, 샤갈의 푸르름을 찾으러 매봉산으로 가 봅니다. 자동차도 헉헉 숨을 내쉴 정도로 가파른 매봉산 언덕을 오르니, 산 아래에서부터 정상 부근까지 펼쳐진 40만평의 고랭지배추밭과 정상의 풍력발전단지의 이국적인 정경이 펼쳐집니다. 좌우 어디로 눈을 돌려도 온통 고랭지채소밭뿐, 마치 끝없이 펼쳐지는 푸르른 초원 같습니다. 그 초원의 바다 위로 뭉게구름 몇 점 걸리니 동화 속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언덕 위에는 수십 개의 풍차가 휙휙 바람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바람이라도 불새면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듯한 장관이 펼쳐집니다. 내 마음 속에 뭉텅 그려져 있던 힘든 일상도 바람과 함께 날려 보냅니다. 똑바로 가르마 타진 고랭지배추 밭에는 농민들이 부지런히 일하고, 땀흘리며 여름 내 가꾸어왔던 배추가 속이 꽉 찬 채로 수확을 기다리 고 있겠지요. 부디 이 배추들이 좋은 주인을 만나 열심히 일한 농민들에게 눈물 대신 웃음을 주었으면 합니다.

태백준령 1300리 따라 기나긴 여행…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


                               영남의 생명선인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은 휴식장소로도 좋다

태백은 서울의 젓줄인 한강과 영남의 생명선인 낙동강, 오십천의 거대한 물줄기가 발원지이기도 합니다. 검룡소에서 발원한 한강은 서해로 흘러들고, 황지연못에서 시작하는 낙동강은 경상도를 휘돌아 남해로, 삼수령에 떨어진 빗물은 오십천을 지나 동해로 흐르지요. 먼저 시내 한복판에 있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을 찾습니다. 예서 솟아나는 물은 드넓은 영남평야를 도도히 흘러가게 됩니다. 황지는 연못의 둘레가 100m인 상지와 중지, 하지 3개로 구분되며 흘러드는 물길이 없는데도 하루 약 5000톤의 물이 용출되는 신비의 못입니다. 퐁퐁 솟는 것이 아니라 마구 솟습니다. 황지에는 믿기 힘든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바로 이곳에 살던 황부자가 시주를 요하는 노승에게 시주 대신 두엄을 퍼주어 이에 천지가 진동하면서 집터 가 연못으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새파란 물 색깔도 일품인데다가 연못에 철쭉 등 조경수가 가지런히 심겨져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또한 황지연못입니다.

바위구멍서 용트림 하듯 쏟아지는 물줄기 … 한강의 시작 ‘검룡소’


                                        자그마한 바위구멍에서 물이 콸콸 뿜어나온다

신비스러운 못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민족의 젖줄, 한강의 발원지기도 한 검룡소입니다. 우리 민족이 한강을 중심으로 역사를 만들어 왔다면 검룡소는 그 역사를 키운 샘물인 셈이지요. 입구에서 검룡소까지 오르는 길은 모두 1.3km, 걸어서 20여 분 정도 걸립니다. 낙엽송이 하늘을 가린 호젓한 오솔길에 졸졸 흐르는 개울물, 지저귀는 산새소리가 동무가 되어주기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태백의 광명정기 예 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 라고 쓰여 있는 기념비 뒤로 드디어 이끼가 낀 검룡소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서해의 이무기의 자국이 폭포가 되었다는 용틀림폭포

설마 이곳이 한강의 발원지인가 싶을 정도로 자그마한 바위구멍이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석회암반을 뚫고 나온 지하수가 곧바로 폭포를 이뤄 콸콸 쏟아지는 모습에 넋을 잃습니다. 서해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을 거슬러 검룡소에 오르다 생긴 자국이 폭포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용틀림 폭포’ 라 불린답니다. 이 곳 검룡소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장장 514km를 굽이치고 달려 서울을 관통하여 임진강과 만난 뒤 서해안으로 흘러드는 것이지요. 그 물을 한 손 가득 담아 마셔봅니다. 어찌보면 한강을 통째로 들이키는 셈 아닐까요?


《여행 즐기기 팁》
◎ 구와우 마을(태백고원자생식물원)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제천 IC - 영월 방면 38번 국도 - 사북, 고한 - 두문동재 터널 - 태백시 초입에서 검룡소 쪽으로 좌회전 - 태백고원자생식물원 ◎ 구와우 마을 해바라기축제안내 - 기간 : 2007. 8. 25 ~ 9. 30 - 장소 : 태백 구와우 마을(태백고원자생식물원)5만평 일대 - 주관 : 태백고원자생식물원 - 입장료 : 대인 5000원, 학생 3000원, 초등학생 이하 2000원 - 문의처 : 태백고원자생식물원 대표 김남표 (011-9542-0005) ◎ 황지연못 가는 길 1) 자가이용 : 중앙고속도로 제천 IC - 제천 자동차 전용도로 - 영월 - 정선군 신동읍 - 38번 국도 - 고 한읍 - 싸리재터널 - 태백시내 - 황지연못/ 영동고속도로 새말IC - 42번 국도 - 횡성군 안흥면 - 평창군 방림면 - 정선 - 33번 지방도 - 남면 별어곡 - 사북 - 38번 국도 - 고한 - 태백시내 - 황지연못 2) 대중교통 : (버스)서울 동서울터미널 - 태백 (일 26회, 3시간 30분 소요)/ (기차)청량리역 - 태백 (무 궁화호 1일 6회 운행) ☞ 황지연못 자세히 보기 ◎ 풍력발전단지 가는 길 태백시내(삼수동 사무소앞) - 하장·사조동 방면(35번 국도) - 삼수령 맞은 편 위치 ◎ 검룡소 가는 길 1) 자가이용 : 태백 - 황지교사거리 - 화전사거리 우회전 - 35번 국도 하장방면 - 검룡소 2) 대중교통 : (버스) 동서울 - 태백 - 06:00∼23:00 / 1일 26회 / 3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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