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촬영지 여행

경북상주 영화 촬영지 여행

방낭자 2008. 3. 28. 07:13
드라마 "허준"과 "태조 왕건"의 성공 이후 우리 나라의 TV 드라마는 사극의 전성시대라 불리고 있다. 
특히, "허준"의 경우 장대한 스케일을 가진 대하 사극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그리고 여성들이 대거 시청함으로써 사극도 여성들이 많이 볼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고, 이에 따라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올해는 역사 속의 유명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극들이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다보니 현재 우리의 공중파 방송에서는 일주일 내내 사극이 황금의 시간대를 차지하며 시청률 5위 안쪽을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까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 10월 MBC가 창사 40주년 기념 드라마로 자신 있게 내세운 작품도 "상도"라는 제목을 붙인, 조선 말기의대상 임상옥(1779-1849)이라는 인물의 일대 기인 점을 보아 당분간 사극의 전성기는 계속될 것 같다. 최인호의 소설을 그대로 제목으로 쓴 이 "상도"는 조선시대 최고의 거부이자 무역상인 임상옥의 끝없는 실패와 재기의 인생 역정을 그려낸다고 한다. 상인을 주인공으로 한 본격적인 사극은 처음이며, 또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앞으로의 진행이 주목된다. 이 드라마 촬영을 위해 MBC 측은 경기도 의정부, 충남 금산, 경북 상주에 대규모 오픈세트를 마련했는데, 상주의 오픈세트가 낙동강을 끼고 수려한 경치와 잘 어울려 있어 일찍부터 사람들을 끌어 모아 왔다. 상주는 옛날부터 경상북도 최고의 곡창지대로 유명했다. 낙동강 본류가 길게 태극자 형의 커브를 그리며 흘러가는 데다가 경상도에서는 보기 드문 넓은 벌판이 펼쳐져 있고, 충청북도 보은으로 통하는 교통로가 일찍부터 발달하여 큰 도시로 성세를 이루었다. 경상도라는 이름도 영남지방에서 제일 큰 도시인 경주와 상주의 첫 글자들을 따서 붙인 것인 만큼 과거엔 꽤 큰 도시였을 거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대에는 교통 중심지에서 밀려나면서 한적해진 느낌이다. 이러한 도시, 상주에 조성된 세트장은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다. 하나는 낙동강 바로 앞을 내려다보며 당시의 포구 모습을 재현한 중동면 강가의 중동 세트장, 다른 하나는 빼어난 기암절벽과 강을 눈앞에 끌어안은 낙동강가의 경천대 내부 세트장이다. 각각 약 1,000평, 400평 넓이의 부지에 조성한 것으로, 항구와 상가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두 세트장을 다 보려면 꽤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중동 세트장은 숨어 있는 세트장이다. 중동면 오상 저수지 옆에 난 작은 길을 따라 산을 넘어 강을 따라 가야 만날 수 있다. 세트장은 언뜻 평범해 보이는 강가에 바짝 붙어 있는 데, 나루터와 주막, 민가 등을 재현하여 당시 서민들의 삶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왕궁을 비롯한 세트들이 화려하고 규모가 큰 "태조 왕 건"의 문경 세트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느릿한 강물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조선 말기 서민들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아늑한 곳이다. 드라마의 초기 장면들을 여기서 많이 촬영했다고 하며, 사람들이 주로 구경하고 다녀간 곳도 여기이다. 한편, 경천대 세트장은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있는 경천대 남쪽 강가에 세워진 7채의 작은 세트장이다.
입구에서 언덕을 넘어 300m 정도 걸어 들어가면 오 른편으로 세트장이 조성되어 있다.죽물 가게, 대장 간,물레방아간 등이 좁은 공간에 짜임새 있게잘 배 치 되어 있는데, 비옷으로 입고 다닌 도롱이등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던 실제 도구들이 진열되어 있다.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이 오면 추억의 장소로 음미할 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 세트장은 남쪽에 보이는 바위 절벽이 수려 하여 볼거리가 되는 데다가,임진왜란 때 이 지역 출 신 의병장 정기룡 장군이 강의 용마와 수련을 하며 놀았다는 전설이 어린 기암절벽의 경천대가 자리잡고 있어 같이 들러줄 만하다. 물론, 이는 경천대를 광고하기 위해 이 지역 출신 의병장과 연결해 만든 큰 의미 없는 전설에 불과하지만, 실제 여기에 와 낙동강의 장려한 흐름을 보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경천대 바위 옆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멋진 소나무가 강을 향해 늘어진 사이로 낙동강의 여유로운 물줄기 가 멀리 전망되고, 아래쪽으로는 무우정이라는 정자가 강을 내려다보며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상주 세트장들을 둘러보면서 드라마 "태조 왕건"의 문경새재 세트장과 같이 연결해 보면 좋을 것이다. 거리도 가깝고 시간도 1시간 안쪽으로 갈 수 있는 곳이라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는 사극과 새롭게 시작한 사극의 세트장 성격과 규모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터이다. 깊어지는 가을에 역사와 문화와 쌀쌀한 강바람을 같이 느껴 볼 곳으로 추천한다. ▣현지교통 북쪽에서는 충주 방면에서 문경새재를 넘어 3번 국도를 따라 상주로 가고, 남쪽에서는 경부고속도 로 김천IC에서 나온 후 3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간다. 경천대 세트장은 사벌면 삼덕리 경천대 안에 있고, 중동 세트장은 중동면 오상저수지 왼편 산너머 1.7km 지점 강가에 위치하고 있다. 대중교통으 로는 서울에서 상주 행 고속을 이용하거나 김천, 문경 등지에서 상주행 버스를 이용, 상주에서 경천 대행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중동 세트장은 풍양으로 간 후 택시를 이용한다. ▣현지숙박 중동 세트장에는 숙박할 만한 곳이 없다. 이에 비해 경천대는 관광지이므로 입구에 경천대관광농원 (054-536-3131)이 있다. 하지만 대개 숙식시설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상주 시내에서 숙박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