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소개/경상남도 여행지

지리산 청학동 삼선궁가다

방낭자 2008. 3. 27. 01:48

역사 문화여행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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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혼 샘솟는 단군 후예의 땅
 - 지리산‘삼성궁’에 가다
삼성궁은 민족의 성조인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배달민족성전이다

‘칭~ 칭~ 칭’ 징을 세 번 치자 눈앞에 신세계가 펼쳐진다. 솔향기가 녹아든 청정한 연못 속에도, 소슬한 가을 바람에 구름마저 밀려나간 하늘 자락에도 뚫을 듯 솟아오른 솟대. 그 사이 사이로 ‘둥둥 ’ 북소리가 울려 퍼 지고, 무사들의 장엄한 춤사위가 벌어진다. 보검이 지나다니는 길마다 칼의 노래가 흐른다. 솟대와 솟 대 사이를 훨훨 날아 다니는 무사들의 몸놀림이 자연과 하나가 되니, 어디 몸놀림 뿐이랴? 수자의 눈빛 이 타오르면서 일순 불꽃을 터트린다. 실타래처럼 묶인 억겁의 세월을 풀어 내리는 강렬한 불꽃과 자연 이 하나 되어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 육십리 묵계 계곡을 타고 지리산 품안 깊숙이 안겨든 삼성궁을 가 다. 지리산자락 깊숙이 품은 삼성궁을 오르다!
도인촌과 삼성궁의 이정표
지리산 중에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수많은 구도자들이 골짜기마다 나름의 수행처를 두고 해탈을 구하고 있는 데 그중에서도 ‘신선도’ 를 추구하는 젊은 수자들이 모여 일군 이색 마을인 삼성궁. 해발 8백 50m 에 위치 해 있기 때문에 청학동 도인촌에서도 산길을 휘 돌아 1.5 Km 가량 걸어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멀고도 험하 다. 삼성궁은 민족의 성조인 환인, 환웅, 단군을 모 신 신성한 성역으로 이 고장 출신인 한풀선사(강민주 씨)가 손으로 직접 쌓아올린 곳으로 아직은 외지인들 의 손때가 묻지 않은 신비한 마을이다. 청학동으로 가는 길목에는 목장승이 허연 이를 드러내 고 웃고 서 있는데 오른쪽은 도인촌이요, 다른 샛길이 바로 삼성궁이 있는 곳이다. 삼성궁 매표소를 따라 좁 은 산길을 20여분을 올라가다 보면 막바지에서 다다른 다.‘민족통일대장군',‘만주회복여장군’이라고 쓰여 있는 장승과 옹기종기 돌로 쌓아올려진 입구로 보이는 돌문이 보인다. 그리고 걸려있는 커다란 징. 오호라 ~ 여기가 바로 신세계로구나! 삼성궁에 들어가려면 우선 입구인 석문(石門)에 이르러 이 징을 세번 쳐서 손님이 왔음을 알려야 한다. 징을 세 번 치니 과연 석문이 열리면서 고구려시대 복장에 칼을 차고, 긴 머리에 삿갓을 쓴 수자가 홀 연히 나타난다. 다른 일행의 카메라에서 순간 후레쉬가 번쩍번쩍 터졌다.
징을 세번쳐야 열리는 석문고구려복을 입은 수자

“사진은 그렇게 찍으시면 안됩니다.“ “네에?” “상대방에게 먼저 예의를 갖추고 난 후 찍으셔야 하는 겁니다.”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는 일행 앞에 수자가 엄격한 표정으로 고구려 복장을 내민다. 일행 중 한사 람은 고구려식의 삼성궁 도복으로 갈아입어야 삼성궁 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옆사람이 살짝 귀뜸해준다. 석문 입구에는 무단 침입자는 3,300배를 시키겠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으며, 궁내에서 음주, 흡연은 물 론이요, 휴대폰도 엄금이라는 소리에 잔뜩 긴장한 채 수자를 따라 나선다.
솔향기가 녹아든 청정한 연못과 솟대의 조화가 과히 절경이다

어두침침했던 석문이 열리고, 삼성궁에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 눈이 휘둥그래진다. 산자락에 별천지 같 은 넓은 공간이 펼쳐지고, 수천 개의 돌탑과 맷돌, 옹기들의 탑들이 총총 박혀있었다. 지리산 자락을 30여 분간 힘들게 올라와 만난 또 다른 세상. 마치 사차원의 세계로 넘어간 기분이었다. 감히 상상 조 차 할 수 없는 3만여평의 넓은 땅. 그 위로 수백 개의 솟대와 태극문양을 본뜬 연꽃이 녹아든 연못,돌 로 만들어진 움집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맷돌, 다듬이돌 등 우리 전통의 도구들로 가꾸어진 길과 담장의 전경이 아주 짜임새 있게 보인다. 1,300개 돌탑으로 솟대 삼은‘소도’를 돌다! 10만평이 넘는 삼성궁의 넓은 땅을 둘러보는 데 나침반 역할을 하는 건 ‘배달길’이라고 쓰여진 돌이 다. 이 돌을 따라 걸으면 어느 한 곳도 놓치지 않고 궁내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1300여개의 돌탑솟대쌓기도 수행중의 하나

삼성궁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은 단연 돌탑들. 전북 진안 마이산의 돌탑과 흡사한 모양의 원추형 돌탑, 맷돌만으로 쌓은 맷돌탑, 단자로만 쌓은 단자탑 등이 완경사를 이룬 골짜기 여기저기에 솟아 있 는데 그저 돌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바로 신성 지역이라는 것을 알리는 소도 역할을 하 는 솟대. 솟대의 높이는 한길 정도에서부터 10m에 이르러 어마어마하다. 여기서 한풀선사가 하루 20여 톤의 돌을 지어날라 20년 동안 혼자 축조한 이 솟대는 5백개에 달한다고 하니 감탄을 금치 못한다. 지 금도 삼일신고의 정신에 따라 3천 3백 33새의 솟대를 세우고 있고 전국에 흩어진 맷돌을 수집 하고 있 다고 한다. 현재 삼성궁내에 있는 이 솟대들은 어찌보면 위태로워 보인다. 허나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 져 비바람이 불어도 어느 것 하나 무너진 것이 없다 하니 과히 놀랄만하다.
배치미와 조형미가 뛰어난 돌탑
그 외에도 무예를 닦는 타원형의 놀이마당, 산책 로, 환인, 환웅, 단군의 영정이 있는 건국전, 삼 성궁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팔각정 등이 있다. 특히나 배달길을 따라돌다 마지막으로 궁의 한가 운데에 있는 사당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솟대와 단풍, 그리고 연못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아름다운 하모니는 고행의 어려움을 씻 어 내기에 충분하다. 자 그럼 여기서, 하나는 알 고 넘어가도록 하자. 돌탑들의 배치나 조형미에 설치미술가들도 감탄하고 갔다는 이 오묘한 궁은 과연 누구의 작품인고 하니, 바로 한풀선사. 그 에게서 도와 철학, 무예를 사사받은 제자만도 수 백명이요, 지금도 많은 제자들은 그의 수행을 따 르고 있다고 하는데 이 돌 쌓기도 그 수행 중의 하나. 수자들은 매일 새벽 4 시에 일어나 선식을 하고 법문을 읽거나 전통무예를 익히며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열린 하늘 큰 굿‘개천대제’벌어진다!
발갛게 단풍이 든 계곡
한풀선사는 일반인 앞에서 무술 시범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 만 삼성궁 최대의 행사인 개천대제날 제례를 올릴 때 한풀이 춤을 보여준다고 한다. 바로 10월의 삼성궁이 단풍으로 발갛 게 물드는 단풍제 기간에 천제날을 받아‘개천대제 열린하늘 큰 굿’이 열리게 되는데 올해는 10월 22일부터 23일까지다. 이 큰 굿이 열리면 전국의 수자들이 본궁인 삼성궁으로 모여 각종 의식과 행사를 진행하게 되고, 이날만큼은 삼성궁 문을 활짝 개방해 삼성궁에서 직접 빚은 동동주도 파는 등, 누구 든 마음놓고 들어와 구경할 수 있게 한다. 풍물놀이 공연,삼 성궁 수자의 선무, 선도무예, 오방신장춤 등 고구려 악기 체 험, 고대역사체험, 전통문화공연관람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 쳐지는데 기회만 닿을 수 있다면 아무라도 무예를 전수받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나 아름다운 가을단풍과 어우러져 주말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지로 추천돼 오는 코스이다.
한눈에보이는 팔각정단풍이 든 움집돌탑 위 단풍

여정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한풀선사를 만날 수가 있었다. 허리까지 닿는 긴 머리카락에, 빛이 나는 눈동자, 긴 수염을 가진 전형적인 도인의 모습을 한 삼성궁의 한풀선사. 한 마디 해주십사 하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그는 단 한마디의 말만 던지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호랑이처럼 강인했던 우리 민족은 일본, 중국의 역사왜곡 등에서 보다시피 그간 너무 나약해져 있다. 사대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는 등 주체적인 민족혼을 정립하지 않는 한 민족 의 미래는 없다" 삼성궁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는 가만히 생각해 본다. 과연 얼마만큼의 솟대가 더 쌓여야 그가 바라는 이화세계가 도래할런지... 마음 속에다 솟대 하나를 쌓아올려본다. <플러스 알파- 꼭 알아두고 가세요!> ▶ 삼성궁 가는 길 1) 대중교통이용시 서울 남부터미널 - 하동 - 하동시외버스정류장 - 청학동행 버스 (08:20 11:00 13:00 15:20 19:00 출발) - 삼성궁 입구 2) 자가이용시 - 하동읍에서 2번 국도 - 사천 방향으로 4km - 횡천 삼거리 - 묵계계곡 따라 25km - 청학동 - 서울에서 하동까지는 호남고속도로∼전주IC∼남원∼구례 19번 국도를 이용 ▶ 삼성궁의 먹을거리 및 잠자리 삼성궁에서는 숙박이 불가능 하다. 그래서 삼성궁을 조금 내려와 청학동에서 숙박을 해야한다. 상불산 장(055-882-8757), 불지산장(055-882-7072) 등이 있다. - 먹을거리 삼성궁 들머리에 있는 동이주막 (055-883-3934)에서는 청학동 별미 대롱밥을 판다. 대나무통에 오곡을 넣고 한지로 덮개를 씌운 뒤 1시간 정도 중탕해 만든다. 먼저 만나보는 삼성궁 (055-884-1279, 055-882-8342)